올해부터 시행되는 자산운용업법의 후속조치가 늦어지면서 투신권에 이른바 고객자금이 한 푼도 없는'공(空)펀드'가 쏟아지고 있다.15일 금융감독원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과 이달 초 1주일 사이에 34개 투신사들이 4,000여 신규 펀드 설정을 위한 약관을 금감원에 보고했다. 이 가운데 2,300여개가 새로 설정된 펀드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신권의 이 같은 벼락치기 펀드 설정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설정된 펀드 수는 2002년 6,805개에 이어 7,000개 안팎에 머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 무려 9,075개에 달했다. 이들 신설펀드는 대부분 최초 모집액이 1,000원이나 1만원짜리인 임시 펀드로 알려졌다.
투신사들이 느닷없이 펀드 만들기 경쟁에 나선 이유는 자산운용법 개정작업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규정이나 약관 등이 마련되기까지 약 한 달간의 '공백기간'에 대비해 기존 증권투자신탁업법(자동 폐기 예정)을 근거로 임시펀드를 무더기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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