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청와대가 기자단과의 사전 약속을 무시한 채 질문자를 선정, 기자단의 항의를 받는 해프닝이 벌어졌다.회견에 앞서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질문 중복을 피하기 위해 질문자를 미리 선정해달라"고 출입기자단에 요청했다. 기자단은 추첨을 통해 방송, 종합중앙지, 경제지, 지방지 별로 3∼4명씩 순위를 정해 질문자 명단을 전달했고, 청와대는 기자단의 의견에 따라 각 매체별로 균등한 질문권을 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회견 사회를 본 이 수석은 13명의 질문자를 지목하며 그 중 6번을 MBC KBS SBS YTN CBS MBN 등 방송사에 할당했다. 종합중앙지는 한겨레신문이 유일했고, 나머지는 연합뉴스 1명, 지방신문 2명, 외신 2명, 경제지 1명이었다. 방송에 비해 신문이 홀대 받은 셈이었다.
특히 조선일보의 경우 기자단 추첨에서 2순위로 선정됐고 회견 중에도 손을 들었으나 질문권을 받지 못했다. 이 수석은 회견 뒤 "손 든 것을 보지 못했다"고 궁색하게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선일보의 최근 보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한 마당에 질문권을 줄 수 없었다"며 "기자단과 조율한 것 역시 100% 반영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출입기자단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자체 회의를 통해 "이병완 홍보수석이 신사협정을 깼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문서를 통한 사과를 요구하기로 했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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