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관심사라면 단연 서태지의 컴백이다. 1990년대 그의 음악적 성과에 대해선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그는 하드코어, 랩, 트래시 메탈 등 최신 서양음악을 창조적으로 수용해 한국적 음악을 만들어냈으며 직설적 가사와 새로운 춤 그리고 최신 유행으로 무장한 90년대 대중음악계의 신화였다.그의 신화는 21세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 신화를 지속시키는 힘은 다름 아닌 떠남과 컴백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물론 돌아올 때마다 그는 식상한 대중음악에 무료하고 지루해진 팬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선보여 왔다. 2000년에는 당시 비주류 음악이라 할 수 있는 하드코어를 들고 들어왔으며 지난해에는 ETP페스트라는 시원한 음악파티를 열어 줬다.
이번 컴백 공연의 충격 요소라면 정상급 랩코어 밴드 콘(Korn)과의 합동공연이다. 29, 30, 2월1일 사흘간 열릴 서태지 컴백 콘서트의 첫날 등장한다.
하지만 이 컴백쇼가 얼마나 큰 충격을 가져다 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이미 린킨 파크, 림프 비즈킷 등의 내한 공연을 통해 정상급 록밴드 공연을 맛본 음악팬들에게 이 '충격요법'이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같은 깜짝 컴백쇼가 언제까지 통하지는 않으리란 점이다.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충격이 약했고 세 번째 컴백은 두 번째보다 약할 것이다. 이 행사가 반복될수록 그의 음악보다는 그가 어떤 옷을 입고 들어왔는지 등 주변적 요소가 화제가 되는 등 단순한 '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서태지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한때 그는 모든 것을 뒤덮는 힘을 갖고 있었고 많은 이들은 "여전히 그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 컴백 무대에서 어떤 이들은 여전히 환호할 테고 어떤 이들은 이 컴백쇼가 상처로 남겠지만 '90년대의 화석'이기를 거부한 그인 만큼 훌륭한 음악으로 돌아오기를 많은 이들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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