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연말연시에 이뤄진 열린우리당 인사들과의 오·만찬이 '식사정치'라는 비판에 대해 "식사정치는 좋은 것 아니냐"는 전혀 다른 인식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미 7대 앤드류 잭슨 대통령의 예를 들며 "잭슨 대통령은 저와 비슷하게 학력이 아주 낮고 독학으로 변호사를 해서 대통령이 된 사람인데, 그분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커먼맨'(Common Man)이라고 불렸다"고 비유를 들었다. 이어 "잭슨 대통령이 식당에서 국정을 각료들과 논의했다고 해서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며 "당시에는 그것이 야유였지만 지금은 미국의 대중민주주의 발전에 있어서 긍정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식사정치'를 옹호했다.노 대통령은 논란이 된 식사 자리를 열거하면서 "외부로 표현하기 위해서 한 말이 아니라도 그것은 흘러나갈 수 있다"며 "이를 자꾸 불법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정치공방일 뿐이고 이런 일까지 일일이 시비가 돼서는 안 된다"며 완고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식사정치'를 통해 논의한 것은 국정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당 문제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도 뒤따랐다.
노 대통령이 또 재계가 주장하는 '불확실성'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바로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라며 "정부가 하는 일에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가 안된다고 하는데, 그 불확실성이 뭔지 물어보고 싶다"며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뚜렷한 실체가 있어야 대책을 세울 것인데 이것이 제일 답답하다"며 거듭 불만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도 계속 물어보고 싶다"며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무엇이 불확실한지 구체적으로 물어주시면 언제든지 답변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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