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기업이 대주주와 계열사 등에 빌려준 돈이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부터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내부자에 대한 현금 대여가 금지되는 것에 앞선 '사전지원'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다.
증권거래소는 지난해 74개 상장사가 최대주주, 특수 관계인, 주요 주주, 계열사에 현금(가지급금 포함) 2조9,788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회사 수로는 45.1%, 대여 금액으로는 365.3% 각각 급증한 것이다. 기업들이 빌려준 곳은 계열사가 2조8,818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최대주주(613억원), 특수 관계인(326억원), 주요 주주(21억원) 등의 순이었다.
현금을 가장 많이 빌려준 기업은 신한금융지주로 2조960억원이었고, 아남반도체(1,900억원), 우리금융지주(1,818억원), SK(1,434억원)이 뒤를 이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회계제도 선진화와 회사자금을 마음대로 쓰는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올해부터 계열사와 최대주주 등에 대한 현금 대여를 금지하자 기업들이 이에 앞서 지난해 집중적으로 현금을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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