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3D 업무를 싫어하기는 마찬가지다."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직종은 피하려는 이른바 '3D 업종 기피현상'은 경찰에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근 정기 인사철을 맞아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총경급(과장) 인사에 대한 보직 희망자를 공개 모집했다. 그 결과 승진이 유력시되거나 상대적으로 업무가 편한 보직에는 지원자들이 대거 쇄도했지만, 반대로 승진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격무에 시달리는 부서에는 아예 지원자가 없었다.
14일 경찰청 15개, 서울경찰청 5개 등 모두 20개 직위에 대한 지원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무려 7개 보직에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가 나서지 않은 보직은 내근보다 외근이 주 업무인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장과 최근 업무량이 급증하고 있는 경찰청 사이버과장과 마약수사과장 등이다. 이밖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찰청 혁신팀장과 예산과장에도 희망자가 없었고, 최근 경무관 승진 인사에서 '물을 먹은' 경찰청 교통안전담당관과 서울경찰청 교통관리센터장 등 교통분야 요직에도 후보자가 없었다. 반면 '알짜배기 자리'로 알려진 경찰청 감사·인사·공보과장과 최근 주가를 높인 특수수사과장 등에는 각각 4명이 지원, 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경찰은 당초 13일 보직 신청을 마감하려다 8개 보직에 희망자가 없어 마감을 이날까지 연장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던 경찰청 정보3과장 자리만 희망자가 1명 신청했을 뿐이다. 경찰청 인사 관계자는 "7개 자리나 응모자가 공석으로 비게 돼 결국 더 이상 기간 연장없이 자체 심의를 거쳐 발령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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