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에게 교착 상태에 빠진 도하 라운드 협상 재개를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협상 전략의 변화 입장을 밝혔다.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1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WTO의 148개 회원국에 도하 라운드 기본 협상틀에 대한 합의를 올해 중반기까지 이끌어낼 아이디어를 담은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부터 여러 회원국을 방문해 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WTO 각료회의 결렬 이후 개별 국가에 대한 통상 압력을 강화하던 미국이 다자 통상 압력도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또 유럽연합(EU)과의 공조 협상 전략에서 벗어나는 대신에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브라질 등 농산물 수출 개발도상국그룹(G-22)을 향해 유화적 입장을 보였다.
죌릭 대표는 "농업 수출보조금 폐지는 불가피한 일로 이것 없이는 어떤 합의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농산물 수출보조금 폐지는 G-22가 강력히 주장해온 것으로 이 같은 안이 채택될 경우 유럽연합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그는 "이 달 말 임기가 끝나는 WTO 일반 이사회 의장직도 개발도상국이 계속 맡았으면 한다"며 차기 의장국 후보로 브라질 칠레 파키스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거론했다.
FT는 미국의 협상 방침 전환에 대해 "미국이 WTO를 배제한 무역 협상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하 라운드 협상은 2005년 1월1일을 마감 시한으로 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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