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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도서관" 운동 주도 도정일 교수/"독서지도까지 사교육에 맡길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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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도서관" 운동 주도 도정일 교수/"독서지도까지 사교육에 맡길순 없죠"

입력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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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중·고생이 읽어야 할 필독서 목록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책읽기 운동을 펴겠습니다. "시민단체 '책읽는 사회만들기 국민운동'을 이끌며 독서 캠페인을 벌여온 도정일(63)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는 "그 동안 학교에서 방치하다시피 한 독서 교육을 바로 잡을 때가 됐다"며 올해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어린이도서관 건립운동으로 '기적의 도서관' 제1호인 '순천 도서관' 개관에 이어 제천, 진해에서 잇달아 '기적'을 일으킨 그가 청소년 독서 문화 정착을 다음 목표로 세운 것이다.

그는 부실하고 왜곡된 독서교육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우리 사회는 독서 지도마저 사교육에 맡기고 있습니다. 인격형성에 결정적인 독서교육을 학교가 포기한 것은 엄청난 사건입니다. 청소년이 학원에서 논술시험답안 작성요령만 배운 결과 답안지마저 천편일률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창조적으로 생각할 능력이 부족한 것이죠."

이에 따라 그는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고교생 필독서부터 선정해 상반기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학총장도 참여하도록 해 대학 논술고사 출제 방식을 개선하고, 강의 계획서에 독서목록을 포함시키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학교 도서관 활성화도 주요 과제. 지난해부터 교육인적자원부가 1,500개의 학교 도서관에 각 5,000만원을 지원해 리모델링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전국에 도서관이 있는 학교가 10% 정도에 불과하고, 사서 교사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시민단체인 '학교도서관살리기운동 국민연대'와 더불어 학교도서관 건립운동을 펼치면서 국어 교육과 도서관 활용을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기적의 도서관' 운영은 걱정도 많았다. "올해에만 9개 도서관이 설립되고, 현재까지 40곳이 설립신청을 내는 등 큰 관심을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요. 사서 확보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현재는 각 지역 '동화읽는 어른 모임'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장기적으로 어린이책 전문 사서를 양성해야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책 읽기에 빠져있는 그는 책을 인간의 사고력과 상상력을 확장하는 결정적 매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사람답게 성장하려면 사유하고 성찰하고 판단하면서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꾸준한 책읽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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