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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챔피언십 최종일/애플비 "백만불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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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챔피언십 최종일/애플비 "백만불의 사나이"

입력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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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골프의 새로운 자존심 스튜어트 애플비(33)가 마우이섬의 강한 바닷바람을 뚫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에서 정상에 올라서면서 올 시즌 우승 판도의 혼전을 예고했다.12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7,263야드)에서 열린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30만달러) 최종라운드 10번홀. 전반 9홀에서 3타를 줄인 애플비와 1타를 잃은 비제이 싱(피지)의 간격이 6타차로 벌어지면서 우승컵의 주인을 점치는 것은 너무나 손쉬워보였다. 하지만 애플비가 파4에서도 아이언으로 티샷할 만큼 철저하게 '지키는 경기'를 펼치는 사이 이번 대회 들어 후반 코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 싱의 막판 뒷심이 빛을 발하면서 승부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애플비가 파4 1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싱은 14∼16번홀에서 줄버디를 낚으면서 간격은 단숨에 2타차로 좁혀졌다.

이어 싱은 파4 17번홀에서 4m의 결정적인 버디퍼팅을 놓치기는 했지만 마지막 파5 18번홀에서 역전의 실마리를 잡는 듯 했다. 싱의 추격에 조급해진 애플비가 두번째 샷을 오른쪽 관중석 쪽으로 날려보낸 뒤 드롭한 볼은 다시 잔디 사이로 숨어버렸다. 이 순간 애플비의 위기관리능력이 빛을 발했다. 애플비가 침착하게 세번째 샷을 핀 2m 거리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하고 싱의 30m 이글퍼팅이 빗나가면서 애플비의 1타차 우승이 확정됐다. 이날 2타를 더 줄이면서 최종합계 22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애플비는 지난 시즌 총상금(266만달러)의 40%에 해당하는 106만 달러의 거금을 단번에 챙겼다.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인비테이셔널 이후 3개월 만이자 통산 5승째.

뒤늦게 발동이 걸린 싱에게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3m 안팎의 짧은 퍼팅을 여러 차례 놓친 것이 뼈아팠지만 9개 대회 연속 '톱6'에 진입하는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면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절대 권좌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도전자임을 입증했다.

전날 65타의 맹타를 선보였던 우즈는 고비마다 터진 3번의 보기 실수에 발목이 잡히면서 2언더파를 더한 1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우즈는 공동 4위로 27만5,000달러의 상금을 보태 통산 상금 4,000만달러를 돌파하는 데 위안을 얻었다.

이와 함께 올 시즌부터 PGA 투어에서 뛰는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는 17언더파로 3위에 랭크,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한편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는 파5 18번홀(663야드)에서 친 드라이버 샷을 바람과 내리막 경사를 타고 476야드까지 보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러브3세는 이 홀에서 낚은 버디 하나 덕분에 11언더파 공동 9위에 턱걸이했다. 지난해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는 4언더파로 공동 21위에 그쳤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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