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내 사랑 싸가지 /100일간의 노비계약… "동갑내기" 2탄 같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내 사랑 싸가지 /100일간의 노비계약… "동갑내기" 2탄 같네

입력
2004.01.13 00:00
0 0

'내 사랑 싸가지'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여고생 강하영(하지원)은 잘못 걷어찬 깡통 때문에 명문대 법대생 안형준(김재원)의 차 범퍼에 손상을 가한다. 300만 원의 수리비 대신 하루 일당 3만원으로 쳐서 100일 간 노비 계약을 하는 조건으로 피해를 보상키로 한다. '싸가지' 없는 '쥔님'의 괴롭힘은 극에 달하지만, 어느새 노비와 쥔님 사이에는 사랑이 싹튼다.'내사랑 싸가지'는 대범하게도 이렇게 단순한 내용에 다른 어떤 줄거리도 첨가하지 않은 채 가학―피학 관계의 두 남녀를 그려냈다. 돈 많고 잘 생기고 버릇없는 남자에 돈 없고 억척스런 여성의 결합. 어디서 본듯하다. 바로 인터넷소설 영화화의 붐을 일으킨 '동갑내기 과외하기'다. 영화는 '동갑내기…'의 컨셉에서 거의 나아간 것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한 줄거리를 맴돈다. 물론 타이트한 교복을 입은 '노예 여고생'은 또 다른 에로틱한 상상을 부추기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싸가지 없는 주인의 패악질은 여고생을 파출부 취급한다는 것 외에 별다른 것이 없어보이고 비록 주종 관계지만 주인에게 주눅들지 않는 귀여운 여고생의 모습에서도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소 심심한 전반부를 의식한 탓인지, 후반에서는 신파적 감동을 안기려 하지만 늦었다. '싸가지'로 불리는 김재원, 교복 입은 하지원의 모습은 나쁘지 않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성공 후 촉발된 인터넷소설의 영화화가 올해 2라운드를 맞는다. 올 개봉할 이런 류의 영화 중 첫 개봉작인 '내 사랑 싸가지'는 숙성하지 않은 넷 소설의 이야기 구조를 영화로 옮기는 것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 신동엽의 감독 데뷔작. 16일 개봉.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