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액세서리였다."초선 의원으로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 당내 외에 충격파를 던졌던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이 12일 당의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며 당내 소장파 위상에 대해 이처럼 '쓴소리'를 했다. 오 의원은 이날 상임운영위 비공개 회의에서 "초선 의원이 이 자리에 앉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괄목상대할 만한 큰 변화"라며 "하지만 이 정도 변화의 속도로는 국민의 변화와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고 질책했다. 그는 그 동안 '청년 몫' 상임운영위원으로 남경필 의원과 함께 당의 최고 집행기구인 이 회의에 참석해왔으며 14일 임기 만료에 따라 이 날이 마지막 회의였다.
오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내 사법시험 동기생들은 부장판사, 부장검사로서 법조계에서 허리 이상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정치권에선 우리를 소장파로 부르고, 우리는 소장파의 역할에 대한 의무감을 느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소장파라는 명분아래 지난 대선에서 김영선, 정병국 의원과 함께 이회창 후보를 수행하면서 액세서리 역할을 했다"고 토로했다.
오 의원은 "당은 선거 때만 되면 30, 40대를 위한 대책을 급조하느라 야단법석을 떠는데 사실상 아무 의미 없는 짓들"이라며 "평소에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귀담아 들어야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이어 "만약 젊은 층을 위한 대책이 우리 당의 정책과 이념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다음 대선에서도 같은 현상(패배)이 반복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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