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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한국판 아이비리그 "신촌리그" 꿈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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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한국판 아이비리그 "신촌리그" 꿈 이룰까

입력
2004.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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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아이비리그(Ivy League)'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아이비리그'는 미국의 브라운대 컬럼비아대 코넬대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 동부지역 8개 명문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아이비리그라는 명칭은 원래 이들 대학에 담쟁이덩굴(ivy)로 덮인 건물이 많은 데서 유래됐다. 1946년 이들 대학간에 스포츠 리그가 구성되면서 처음 사용된 이 말은 이들 대학간 교육·연구분야 교류가 점차 확대되면서 이제는 명문대의 연합체를 일컫는 호칭으로도 사용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서울 신촌의 명문사학들이 올해부터 미국의 아이비리그에 버금가는 '신촌리그' 결성을 모색하고 나섰다. 일명 'YES대'(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의 영문머릿글자를 조합한 단어)라 불리는 3개대 연합체는 지난해 5월 연세대 김우식 총장과 서강대 류장선 총장, 이화여대 신인령 총장이 모여 대학원간 시행되어온 학점교환을 학부차원으로 확대키로 합의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각 대학 기획처장 등 실무책임자들은 이후 대학간 세부논의를 거쳐 12월 29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2004학년도 1학기부터 학부간 학점교류를 시작으로 대학간 교류를 본격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르면 이들 3개 대학 학부생은 2004학년도부터 자기 대학에서 개설되지 않은 전공과목을, 2005학년도부터는 전 교양과목을, 2006학년도부터는 모든 개설과목을 다른 대학에서 수강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받게 된다. 올해의 경우 연세대생들은 자기 대학에 개설되지 않은 미술과 약학 과목을 이화여대에서 수강하거나, 종교분야 과목을 서강대에서 수강하는 등 특정 대학에만 개설된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단 시행초기의 혼란을 막기위해 수강자격을 최소 2학기 이상 이수자로, 최대 수강학점을 졸업학점의 4분의 1로 제한했다.

대학간 교류의 범위도 교육·연구분야에서 행정 경영 시설투자 등 전방위로 확대시켰다. 정하영 이화여대 기획처장은 "교류협력 분야를 학문교류에 한정 짓지 않고 도서관 실험실 등 시설물 상호개방과 실험기자재 및 도서 공동구매 등으로 확대하겠다" 고 밝혔다. 아울러 3개 대학은 학생들의 이동편의를 위한 셔틀버스 운영과 이화여대와 연세대간 지하보도 건설, 3개 대학을 잇는 모노레일 구축 등을 중장기 과제로 내놓았다.

신촌지역을 명실상부한 대학촌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신촌역 지하를 공동문화공간으로 조성하거나, 3개 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시됐다. 주인기 연세대 기획실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신촌역 지하의 문화공간 조성이나 컨벤션센터 건립이 실현될 경우 신촌지역 대학 모두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서울시와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3개대 연합 홈페이지 구축, 교류협력의 구체적인 추진방안·절차 등을 총괄하게 될 공동실무위원회 구성도 함께 추진된다.

3개대는 "교육시장 개방을 앞두고 연구교육 역량을 상호보완하고 교류협력을 극대화해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국제적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론 인접한 지리적 여건을 활용, 대학간 긴밀한 인적·학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교육·연구 분야에서 공동의 발전기회로 활용하고, 상호 비교우위에 있는 학문분야를 특성화시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연세대 주 기획실장은 "3개대는 지리적 이점뿐만 아니라 기독교적 교육이념을 공유하고 있고 미국의 아이비리그 못지않은 교육환경도 갖추고 있다"며 "각 대학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되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아이비리그와 같은 하나의 큰 대학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 학생들 반응

'신촌 리그' 구상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팽팽한 찬반 양론속에 긍정론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경쟁을 통해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긍정론의 논거. 반면 반대하는 학생들은 '각 학교의 독특한 학풍이 무너질 수 있다' '특정학교로 학생들이 몰리거나, 학교간 자존심 경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ID 'bloonote'라는 연세대생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3개대가 서로 취약분야를 보충해 나간다면 '신촌리그'라는 공동정서를 살리면서 충분히 '윈·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D '쾌'라는 서강대 대학원생은 홈페이지에 띄운 글에서 "학생들 입장에서는 전공분야의 유명한 교수님을 찾아가서 수강할 수 있고, 학교는 장기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며 "단 학교측은 앞으로 더욱 치열한 강의경쟁에 내몰릴 교수님들을 위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ID 'unadi'라는 서강대생은 "사실 미국 아이비리그의 학점교류제도 실제 유명강사의 강의를 제외하곤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다"며 "대학교육이 다양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나 중요한 것은 역시 개별대학 자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촌리그'에서 빠진 인근 홍익대 학생들은 적지않은 불만을 쏟아냈다. ID '박진석'이라는 홍대생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미술 건축학 등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우리 대학이 거리가 조금 멀다는 이유로 '신촌 리그'에서 빠졌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학교당국의 무성의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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