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개최된 열린우리당 임시전당대회는 1만여명의 선거인단이 내뿜는 함성과 춤사위, 파도타기 응원으로 시종 뜨거운 분위기속에 치러졌다. 의장에 당선된 정동영 후보를 비롯한 8인 후보의 연설 포인트는 한결같이 '한나라당 타도'였다.정 의장은 수락연설에서 "차떼기 자금과 안기부 국고횡령 900억원을 즉각 환수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각을 세웠다. 그는 한나라당을 "앞길을 가로막는 거대한 바위덩어리" "녹슨 파이프"로 비유하면서 "정치권 전체의 판갈이와 주도세력 교체"를 역설했다.
막판 선전으로 2등을 차지,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된 신기남 후보는 "정동영 동지를 당 의장으로 깍듯이 모시겠다"며 단합속 개혁을 강조했다. 3위 이부영 후보는 "깨끗한 후보 공천으로 한국사회 주류를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4위 김정길 의원은 "영남에서 한나라당을 깨고 1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여성 상임중앙위원 자리를 둘러싼 각축전에서는 이미경 후보가 지난해 민주당 당직자에게 머리채를 잡힌 수모를 상기시키는 감성전략으로 허운나 후보를 600여표차로 눌렀다. 이 후보는 허 후보를 위로하면서 "여성이 주역으로 참여해 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장영달 후보는 개혁성과 민주화 경력을, 유재건 후보는 화합의 리더십을, 허운나 후보는 전문가 정치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웠지만 고배를 마셨다.
선거인단들은 투표 직후 당가 합창과 파도타기 응원으로 후보들을 격려했고 후보들은 단상에서 즉석 춤사위로 호응했다. 또 현역 의원과 당원 수백명이 뒤엉켜 기차놀이와 춤판을 벌여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이 축하 사절로 참석했고, 박관용 국회의장, 한나라당 최병렬, 민주당 조순형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이 화환을 보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축하메시지나 화환을 일절 보내지 않았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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