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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CT "심장질환 조기 발견 내게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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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CT "심장질환 조기 발견 내게 맡겨"

입력
2004.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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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가슴 통증이 있던 박모(45)씨는 협심증이 아닐까 의심하곤 했다. 예고없이 돌연사할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박씨는 병원에서 확실한 진단을 받고 싶었지만 복잡한 검사 역시 두렵기는 마찬가지. 하루쯤 입원해 넓적다리에서 심장까지 동맥을 통해 관(카테터)을 넣은 뒤 X선 촬영을 하는 혈관조영술은 비용과 시간, 통증 등 모든 면에서 부담스럽다. 하지만 정작 병원을 찾으니 심장 검사는 최신 입체 컴퓨터단층촬영(CT)만으로 5분만에 끝났다.3차원 고속 CT가 심장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조기진단 방법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도입된 지 1년여 된 16열 CT로 그간 관측이 어려웠던 심장 혈관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된 덕분이다.

16열 CT는 한번의 X선 방출로 16면을 촬영해 입체영상을 보여주는 CT로 촬영속도가 매우 고속이어서 온 몸을 찍어도 3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CT는 숨을 참고 움직이지 않아야 정확한 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촬영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존의 CT로는 잠시도 쉬지 않는 심장을 진단하기가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16열 CT로는 팔에 조영제 주사를 한 대 맞고 몇 초만 숨을 참으면 모든 검사가 끝난다.

분당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강흥식 교수는 "심장병 위험이 높은 환자라면 혈관조영술을 해서 진단과 동시에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치료(스텐트 삽입)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별다른 증상없이 심장 관상동맥질환이 불안한 고위험군이라면 CT촬영이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이란 심장질환으로 돌연사한 가족이 있거나 흡연을 한 지 오래됐거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등이다. 치료가 아닌 진단 목적으로 혈관조영술을 할 경우 10∼30%는 '정상'으로 나오는데 이러한 부담을 무릅쓰고 통증이 따르는 고가의 진단법을 선뜻 선택하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3차원 CT는 심전도,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 등 다른 검사로는 동맥이 좁아졌는지의 여부가 불확실하게나, 응급실로 실려온 환자에게 더 많이 쓰이지만 서울대병원 강남건진센터나 영동세브란스병원 등 일부 건강검진센터가 조기 진단용으로 심장 CT촬영을 도입했다. 건진센터에서 비용은 30만원이나 질병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경우는 보험이 적용되므로(15만∼17만원) 혈관조영술보다 약간 싸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내과 최동주 교수는 "CT 결과 관상동맥이 좁아진 것이 보인다면 동맥경화를 막는 약물을 처방하거나, 심하면 다시 혈관조영술을 받아 확진과 함께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동맥이 심하게 막히면 혈관조영술조차 불가능하고 훨씬 부담이 큰 심장수술을 받아야 한다. 또 스텐트를 삽입하면 수술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심혈관조영술을 받아야 했지만 이를 CT로 대체할 수 있다.

이밖에 환자들이 내시경검사를 꺼리는 대장이나 기관지에서 종양 여부를 확인할 때, 신속한 진단이 필요한 교통사고 환자의 응급 진단 등에서 3차원 CT의 적용은 더욱 폭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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