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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배타적 美교계에 던진 "참된 기독교인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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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배타적 美교계에 던진 "참된 기독교인의 길"

입력
2004.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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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의 58%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만이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수치는 여타 선진국들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다. 예를 들어 프랑스인은 13%의 사람들만이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미국이 '기독교 국가'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93%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미국은 지상의 어느 나라보다 '기독교적'인 국가임에 틀림없다.게다가 더욱 특이한 것은 실증주의적인 사고가 뿌리깊은 미국에서, 예수의 처녀 잉태설을 믿는 사람의 수가 진화론을 믿는 사람에 비해 3배나 많고 그 숫자는 최근 5%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부시 대통령의 대 이라크 공격의 종교적 합리화와 맞물리면서 지식인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독교 신앙의 토대를 마련해주던 지적인 신앙의 전통이 점차 사라지면서 근본주의적이고 신비주의적이며 배타적인 경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12월 출판된 윌리암 슬론 코핀의 신간 '신조'(Credo)는 미국 지성계에 반가운 소식이다. 코핀 목사는 모교인 예일 대학에서 1957∼75년 교목으로, 1977∼87년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목사로 재직하며 교인들의 지적이며 정치적인 생활을 강조해왔다.

특히 그는 흑인 차별 정책에 반대하고 베트남 전쟁시 학생들의 반전 운동을 격려하여 구속되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80세가 되는 코핀 목사는 심장 질환으로 건강이 악화돼 이미 설교는 중단한 상태라, 평생에 걸친 설교와 강연에서 발췌한 글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생을 마감하는 작품으로 의미가 크다.

그는 "우리는 공룡을 닮아가고 있다. 갑옷은 너무도 큰 데 반해 뇌는 너무도 작았기에 그들은 멸종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방어의 벽을 쌓기보다는 언제나 생각하는 교인이 되라고 가르쳐왔다. 코핀 목사는 생애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이 시대 미국을 살아가는 교인을 위한 가르침들을 전하고 있다. 특히 그가 인용한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악이란 전적으로 내 몸의 밖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다. 악과 싸울 때는 특히 이를 명심해야 한다"라는 말은 요즘의 미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코핀 목사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성경 구절의 인용을 즐긴다. 그리고 믿음은 배타적인 성격을 갖는 반면, 사랑은 포용하는 성격을 갖는다고 역설하면서, 어느 쪽을 삶의 목적으로 삼아야 할지는 우리들의 선택이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 삶의 방향을 어느 쪽으로 향하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박상미·재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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