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인상을 찌푸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덴마크의 비누 및 세제 전문 생산업체 레스펙트단마크(Respekt Danmark)사는 오히려 미소를 짓는다. 이 회사는 10여년 전부터 환경 친화적 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 환경오염의 주요인으로 세제의 기본성분이기도 한 화학성분 리니어알킬벤젠설포네이트(LAS)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유럽연합(EU)의 에코라벨(Eco Label·환경마크)과 ISO14001 등 각종 환경 인증까지 획득하자 소비자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매출액이 1997년 1,000만 크로나(150만 달러)에서 2002년에는 5,000만 크로나(750만 달러)로 무려 5배나 증가한 것. 회사관계자는 "비누나 세제의 경우 인체와 직접 접촉되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그만큼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2004년 경영전략 화두는 환경
친환경제품에 주력하는 환경 경영 전략이 2004년 글로벌 기업들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각국의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하고 있는 데다 소비자들의 환경보호 인식이 고조되면서 친환경 제품이 아니면 더 이상 시장에서 발 붙이기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규제 분야도 화학, 자동차, 전기·전자, 섬유 등 거의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제품을 발 빠르게 준비한 업체들은 오히려 성공을 약속 받고 있다. 독일의 게알란펜스터시스템(GEALANFenster-Systeme)은 플라스틱 창호시스템을 제조하는 회사. 소비자들의 환경 친화적 제품에 대한 선호도 상승에 따라 환경 경영 전략을 수행한 결과, 거의 모든 부문에서 국제 환경 기준을 초과 달성하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100% 재활용이 가능할 정도다.
특히 이러한 친환경 전략은 비용절감이라는 부수 효과까지 가져왔다. 환경 프로그램 도입 결과 3년 만에 용수 사용량이 46%나 줄고 천연가스(43%), 전기(14%) 등의 사용량도 크게 감소했다.
전구 제조업체 오스람 실바니아(OSRAM SYLVANIA)는 제품은 물론, 생산과정과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생산 모델들은 모두 절전형 제품 마크인 '에너지스타'(Energy Star)를 획득, 유럽에선 필립스 제품과 함께 전구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액시스 케틀(Axis Kettle)사의 전기포트는 에코 디자인으로 히트상품이 된 경우. 전기포트의 외부 소재를 공기층으로 절연시켜 따뜻한 물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포트 상단에 물 온도 표시기를 장착, 불필요한 재가열도 방지토록 했다. 소재의 66%를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쓰고 각 부분의 연결을 아교나 나사를 사용함으로써 폐기처리 시 용이하게 했다. 이러한 에코 디자인은 에너지 소비량을 평균 25% 절약 시켰다.
절수·절전은 기본, 에코라벨 획득 필수
최근 발표된 KOTRA의 '주요국 환경규제 현황 및 대응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친환경 시장 흐름에 따라 환경 경영 전략의 수립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KOTRA는 특히 다음의 네 가지를 참조, 친환경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시했다.
첫째 상품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중간재보다는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환경 친화 효과를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소비재 분야의 진출이 효과적이다.
둘째 소비재의 경우 에너지 절약형에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시 자신들의 지출과 직결되는 요인들을 우선 고려하기 마련. 친환경 제품 중에서도 기왕이면 절전·절수형 제품을 고른다는 얘기이다.
셋째 에코라벨 획득은 필수다. 아직까지 환경 친화 제품임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환경마크다. 특히 EU 집행위가 앞으로 에코라벨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고, 대상품목도 대폭 확대할 계획임을 감안하면 환경 마크 획득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 방안이다.
넷째 전통적 유통채널 보다는 우선 인터넷 전문점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KOTRA 통상전략팀 관계자는 "각 국의 환경 규제 강화는 기업들에게는 위기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경영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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