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재상승, 47만원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둘러싼 국내외 증권사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 전날보다 4,000원(0.86%)오른 46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외국인들은 이날 메릴린치, UBS증권, CLSA증권 등을 통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수재개는 그 동안 주가가 43만원대까지 추락한 저가메리트에다 4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에 달할 것이라는 '실적 모멘텀'에 따른 선취매로 분석된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4일 이후 5일까지 20 거래일 중 18일 동안 매도로 일관, 214만주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러던 외국인들이 6일부터 순매수로 전환, 주가가 급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아주 긍정적이다. CSFB와 CLSA증권은 낸드플래시메모리와 휴대폰부문의 호조로 영업이익이 각각 2조6,500억원과 2조6,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우와 교보 등 국내 증권사들도 이에 동의한다. 대우증권 정창원 IT-하드웨어팀장은 "D램 가격이 나빠질 것을 우려했으나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플래시메모리와 TFT-LCD 사업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보증권도 "4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로 예상되는데다 미국반도체지수의 상승과 D램 반도체 현물가격 안정 등에 힘입어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동부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실적 모멘텀이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동부증권은 4분기의 영업이익이 메모리가격 하락과 비용 증가 등에 따라 전분기와 비슷한 2조 8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동부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조정을 통해 4분기 실적 부진을 어느 정도 반영했지만, 올 2분기부터 예상되는 TFT-LCD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이익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 송명섭 연구원도 " 4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인 2조3,08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15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향후 주가 흐름의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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