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직전 김해관광호텔에서 썬앤문 문병욱 회장이 당시 노무현 후보측에 3,000만원을 건네줄 때 상황에 대해 당시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궁금증을 낳고 있다.썬앤문 김성래(구속) 전 부회장은 검찰에서 "문 회장이 대법전 4개 분량의 현금 뭉치 3개를 준비해 흰 비닐봉지 2개에 나눠 담아 12월6일 밤 후원회에서 후원회장 신상우씨에게 건네고 다음날 아침 9시 노 후보가 투숙한 호텔로 갔다"며 "당시 내가 돈 뭉치 2개가 든 큰 쇼핑백을 들고 있었고 문 회장이 이를 건네 받아 노 후보에게 직접 건넸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어 "이를 건네받은 노후보가 옆에 있는 사람에게 돈을 다시 건네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함께 노 후보를 찾아간 모은행 간부 김정민씨는 "문 회장이 직접 여택수씨에게 쇼핑백을 건넸고, 노 후보는 이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반면 문 회장은 "노 후보에게 직접 건네려 했으나, 노 후보가 옆에 있는 여씨에게 주라고 해서 여씨에게 줬다"고 상황을 다르게 묘사했다.
검찰은 세 사람의 상황 진술에 차이가 있는데도 지난해 12월29일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성래씨와 문 회장의 진술은 배제한 채 김정민씨가 진술한 대로 "노 후보가 있는 자리에서 돈을 건넸다"는 수준에서 상황을 정리했다.
한편 김성래씨는 "호텔을 방문했을 때 노 후보는 방송출연을 위해 여러 사람과 회의 중이었다. 우리가 왔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노 후보가 와이셔츠 차림으로 나와 문 회장 김정민씨와 인사했고 문 회장이 나를 노 후보에게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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