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사회적 지위를 버리고 여유있는 삶을 찾아 나서는 유럽인이 급증하면서 이런 부류의 사람을 지칭하는 '다운시프트족(downshifters)'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저속 기어로 전환하다(downshift)'는 말에서 따온 이 조어는 '질주하는 자동차의 속도를 늦추듯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이란 의미를 갖는다.
뉴질랜드 헤럴드지는 7일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의 조사보고서를 인용, 영국에서만 올해 다운시프트족에 합류하는 사람이 3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전체의 다운시프트족은 1997년 930만 명에서 6년간 30%가 늘어 지난해 1,200만 명에 달했으며, 2007년에는 1,6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다운시프트족에 합류하는 사람은 전문직종의 성공한 30, 40대가 주류를 이룬다. 변호사, 투자은행가, IT업계 종사자 등 고소득 직종이지만 높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일에 찌들려 사는 것보다는 원하는 형태의 삶을 살기위해 고소득을 기꺼이 포기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급여가 삭감되더라도 재택근무나 스트레스가 적은 직장을 택하거나, 정기급여와 연금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자영업을 택하는 것도 다운시프트족의 행태다. 다운시프트족이 가장 많은 영국의 경우 재택근무자는 지난해 이후 25%가 늘어 2005년 8,2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다운시프트족 중에서는 주거지를 도시 근교로 옮기거나 아예 도시와 동떨어진 전원지역으로 이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사회적 성취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자기만족적인 삶을 살려는 것이다.
데이터모니터 보고서는 "파열점에 이른 유럽인들의 스트레스 강도가 이런 경향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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