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정원 26명에 주당 20시간 노동.'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6일 소개한 미국의 초미니 대학 '디프 스프링스 칼리지'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매우 독특한 학교다. 변호사이자 광산개발업자, 전기사업가였던 루시언 루시어스 넌이 1917년 설립한 이 학교의 건학정신은 '노동과 학문, 자치'.
네바다주 접경지대인 캘리포니아주 동부의 고원 사막 오지에 지어진 이 2년제 남학교는 훌륭한 시설의 캠퍼스 대신 312㎢ 넓이의 광활한 목장이 주된 삶의 공간이다. 학생들은 새벽부터 건초더미를 묶거나 젖을 짜는 일로 일과를 시작한다.
오후에는 목장 철조망을 손질하거나 화장실을 청소하고 식사 준비를 한다. 주당 최소 20시간을 일하는 대신 등록금과 기숙사비는 공짜다. 불필요한 도시 여행은 금지돼 있고, 음주도 안 된다. 전화와 인터넷은 기상 악화로 끊어지는 일이 허다하고 신문도 우편을 통해 이틀 늦게 도착한다.
이런 수도원 같은 대학에 누가 올까 싶지만 매년 수재들이 몰려 온다. 입학생 SAT 평균성적이 하버드대 수준인 1,500점(1,600점 만점)에 이를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이다.
이 대학의 또 다른 특징은 철저한 자치. 학생들은 교수 채용을 주도하고 교과 선정, 다음 학기 수업방향 등을 정하기도 한다.
학교가 작아 개교 이래 86년 동안 졸업생이 1,000명도 되지 않지만 탁월한 교육의 질로 인해 졸업생 대부분은 하버드, 스탠퍼드, 영국 옥스퍼드 등 명문 대학을 거쳐 사회 각 분야에서 눈부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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