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감사 자료유출에 반발, 최병렬 대표와 대립 각을 세웠던 한나라당 비주류가 기로에 섰다. 5일 열린 당 운영위에서 공천심사위원 교체 등을 관철하는데 실패한 비주류는 후속 대응수단을 찾지 못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물론 서청원 전대표는 6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헌·당규에도 없는 A,B,C,D 등급을 매긴 공천심사위는 이미 다 끝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전부 교체해야 한다"며 "최 대표가 사태의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다른 비주류 의원들은 이날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여론의 지지로 한층 고무된 지도부에 대해 역부족을 느끼는 모습이다. 당장 하순봉 맹형규 박원홍 의원 등 15명은 이날 낮 갖기로 했던 오찬 모임을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며 전격 취소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이런 분위기에서 비주류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면 '내가 물갈이 대상'이라고 자인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일부 비주류 의원이 공천신청 보이콧을 공언하고 있는 만큼 마감 시한인 11일 이후 2차 신청기간을 정해 추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 체면을 세워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는 3일부터 옥인동 자택에서 신년 하례객을 맞으면서 의원들에게 "나라를 위한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당을 흔들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이 이날 모임을 취소한 것도 이 전총재의 뜻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 전총재는 또 당무감사 자료유출에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이재오 의원이 "억울하다"며 '탈당'을 입에 담자 직접 전화를 걸어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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