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다. 여의도에 있는 국회는 일본 국회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가 아닌가. 그런데 일본 국회도 아니고, 대한민국 영토 안에 있는 대한민국 국회가 지난 연말 '친일 인명사전' 편찬사업의 예산을 전액 삭감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 속을 알 수가 없다.산타 할아버지는 누가 착한 앤지, 누가 나쁜 앤지 보지 않아도 다 안다고 한다. 그런 것처럼 국회의원들은 우리 국민이 '친일 인명사전' 같은 걸 따로 편찬하지 않아도 누가 예전에 친일파였는지 아닌지를 다 안다고 여기는 것일까.
왜 이 예산을 전액 삭감했는지에 대해 구차하게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두 가지 중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1. 그 사업을 계속하면 자칫 자기 선친이나 조상을 욕되게 할 수 있다.
2. 국민의 눈치야 이미 안 본 지 오래지만, 그 명단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힘 있는 언론사의 눈치만은 보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이러고도 이 사람들이 이 나라 국회의원들인지, 대체 무엇이 무서워 다들 그들의 이름을 가려 주려 하는 것인지, 그 속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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