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리비아가 지난달 19일 대량살상무기(WMD) 계획을 포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했지만 제재조치를 즉각 해제하지 않기로 했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5일 미국이 1986년부터 취해온 대 리비아 제재를 유지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리비아의 WMD 계획 포기 선언 등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리비아가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면 미국도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재가 해제되면 리비아는 미국 은행들에 동결돼 있는 약 10억 달러의 자산 이용은 물론 미 석유업체의 자국 진출이 가능해진다. 미국의 제재 유지는 결국 이들 미끼를 이용해 리비아의 WMD 포기를 앞당기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기 유럽에서 발생한 미국인에 대한 잇단 폭탄테러의 배후로 리비아를 지목, 1986년 1월 포괄적인 제재조치를 취하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폭격했다. 제재조치는 이후 매년 갱신돼 왔다.
미국과 달리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영국과 리비아가 신뢰관계를 구축했다"며 "리비아의 국제사회 재진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간 현안 논의를 위해 리비아 외무장관을 초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리비아가 WMD 포기선언 당시 우라늄 농축 등 핵무기 개발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다량의 화학탄두도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은 6일 리비아의 WMD 계획에 북한과 이란이 주요 지원자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기술자들이 리비아에 체류하며 스커드 B, C 미사일 개발에 기술지원을 했으며 사정거리 1,300㎞ 노동미사일 개발도 협의했다고 전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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