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게임업계에 때 아닌 레이싱 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 기능을 통해 다른 게이머들과 대결을 펼칠 수 있는 국산 레이싱 게임부터 현실감 넘치는 3차원 그래픽과 조작감을 느낄 수 있는 외국산 패키지 게임까지 다양한 종류의 레이싱 게임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레이싱 게임은 온라인 롤플레잉게임과 달리 게임 플레이 시간도 적고 중독성도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즐길 만하다.
광화문 앞 거리를 달린다 국산 온라인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한국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막히는 도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답답함을 해소하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레이싱 게임인 '시티레이서'(www.ctracer.net)는 최고 8명 정도만 동시에 대결할 수 있는 레이싱게임과 달리 수십∼수백명이 하나의 지도 안에서 경주를 벌일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았다. 서울의 광화문과 종로, 동대문 일대와 강남 테헤란로, 압구정동 등 실제 거리를 게임 속에 구현했다. 게임나라(www.gamenara.com)가 서비스하는 '아크로레이스'도 서울의 광화문, 연세대, 남산터널 부근과 부산 태종대가 게임 속에 등장한다. 아반떼, 엑센트, 매그너스, 티코, 아토스 등 국산 차량도 몰 수 있다. 네오위즈의 피망닷컴(www.pmang.com)이 서비스하는 '팀 레볼루션'은 창원 국제 모터레이싱 경기장, 남산 순환도로, 자유로를 3차원으로 구현했다. 심지어 전화박스 조차 실제 위치에 놓여 있다고 한다.
넷마블(www.netmarble.net)의 '와일드 랠리'는 최근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오프로드 레이싱을 소재로 했다. 도시의 거리가 아닌 극지나 사막을 배경으로 엎어지고 뒤집어지면서 내달리는 재미가 일품이다.
귀여운 캐릭터와 한판 경주 3차원 그래픽과 물리 법칙이 적용된 사실적인 레이싱 게임과 달리,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서로 견제하며 한판 레이싱 대결을 벌이는 초보자 대상 게임도 있다. 닌텐도의 명작 '마리오 카트' 방식을 차용한 이들 캐주얼 레이싱 게임은 대체로 4∼8명이 동시에 경주를 하면서 아이템을 이용해 가속을 하거나 앞서 가는 차를 공격해 속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표적인 게임이 넷마블의 '카툰레이서'로, 만화 같은 2차원 그래픽을 사용했다. 엠게임(www.mgame.com)의 '레이싱 파이터'와 소프트맥스(www.4leaf.com)의 '드림체이서'는 3차원 그래픽이지만 카툰 렌더링 기법으로 귀엽게 꾸몄다. 피망닷컴에서 서비스하는 '붐붐차차'는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상대방과 요새를 두고 전투를 벌이는 개념을 도입, 머리 쓰는 게임으로 탈바꿈했다.
패키지 게임으로 '진짜 레이서'가 되자 PC와 콘솔용으로 발매되는 외국산 패키지 게임은 극히 사실적인 드라이빙 감각이나 뛰어난 광원효과로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것이 많다. 그 중 플레이스테이션2(PS2)용인 '그란투리스모' 시리즈는 사실적인 레이싱 게임의 대명사다. 초보자에게 어렵다는 지적이 있지만 15일 발매될 예정인 '그란투리스모4 프롤로그'가 그 단점을 해결해 줄 듯.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될 예정인 4편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출시되며, '그라이빙 스쿨 모드'를 도입해 초보자도 레이싱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X박스 라이브 대응 타이틀로 출시된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2'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유명 메이커의 드림카들을 직접 몰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간에 따라 바뀌는 아름다운 그래픽이 찬탄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온라인으로 연결돼 세계의 레이싱 게임 마니아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편 EA코리아가 PC용과 PS2용으로 출시한 '니드포스피드4 언더그라운드'는 PC 게이머와 PS2 게이머가 동시에 온라인 레이스를 벌일 수 있는 기술을 최초로 도입해 화제가 됐다. 현대자동차의 티뷰론도 게임 속에 등장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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