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못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루어 주길 바랄 뿐 입니다."지난해 말 남극 세종과학기지 조난사고로 숨진 고 전재규 대원의 부친 전익찬(55·영월중 기능직 8급)씨가 5일 아들의 모교인 영월고교 총동창회에 장학금 1억원을 희사했다.
이날 오전 영월고교 교장실에서 장학금을 기탁한 전씨는 "삶의 전부였던 아들도 없는데 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그 동안 아들의 국립묘지 안장을 위해 노력해 준 영월고 선·후배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전씨가 내놓은 장학금은 아들이 남극으로 떠나면서 가입한 여행보험금과 사망한 뒤 들어온 조의금 등 아들의 생명과 맞바꾼 것이어서 주위 사람들을 더욱 뭉클하게 했다.
2002년 설립돼 현재 4,000만원의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영월고 총동창회 장학회는 이날 전씨가 기탁한 기금으로 '전재규 장학금'을 만들기로 했다. 영월고는 고 전재규 대원의 남극도전의 꿈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흉상 건립 등 추모동산을 조성하고 있다.
영월고 문병완 교장은 "전재규 대원이 간직했던 꿈과 열정 그리고 선·후배들이 함께 흘렸던 눈물은 우리 모두가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익찬씨는 영월 일대 학교에서 28년간 기능직으로 일했으며 딸(25)이 서울에서 학원강사를 하고 있다.
/영월=곽영승기자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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