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한승수(춘천) 의원이 5일 17대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한 의원은 68세에 3선으로 6공과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에서 장관을 두루 지내는 등 경쟁력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됐었다. 별 비리 혐의도 없는 그의 퇴진은 총선 불출마 등을 고심하고 있는 다른 여야 중진 의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미 양정규 김찬우 박헌기 윤영탁 김용환 주진우 의원 등 7명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한나라당 출신인 박관용 국회의장도 정계 은퇴를 공언한 상태다.
한 의원은 이날 춘천 시민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정치를 시작할 때 18년간의 서울대 교수생활보다 더 길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물러날 때를 언제로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며 "이제 그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정치를 떠나지만 전문 분야인 경제와 외교문제에 더 몰두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부산에서 출마하려 했던 'YS의 영원한 집사'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도 이날 "이제 나의 시대는 갔다"며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홍 전 수석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지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만 사람이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 털고 나니 홀가분하고, 건강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명예회복을 위해 지역구민의 심판을 받으려고 했으나 사람들에게 '이렇게 정치를 끝내는구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고 말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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