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은 우리 몸의 노화를 지연시킬 수도 있고 암 발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가능한 젊고 활기차게 오래 살고 싶다면 열량의 많고 적음에만 신경을 쓸 게 아니라, 언제 어떻게 무얼 먹느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각종 건강문제를 예방하는데 좋은 식품을 알아본다.
유방암 예방식품은 두부와 콩
우리나라 여성암 가운데 발병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방암은 서구식 식생활이 발생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지방은 유방암 발생원인으로 가장 많이 의심받는 영양소. 콩기름 옥수수기름 마요네즈 마가린 기름기가 많은 붉은 고기 등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 대신 올리브유 고등어 대구 꽁치 등 깊고 푸른 바닷속에서 잡은 생선들에 들어있는 지방으로 대체하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최근 유방암 예방식품으로 각광받는 것은 두부.‘제니스타인’이라는 물질이 있어 유방암 발생을 억제할 뿐 아니라, 악성 유방암 세포를 정상으로 바꾸는 강력한 치료 효과까지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양배추 케일 청경채 브로컬리 콜리플라워 겨자씨 무 순무 등 채소 등도 유방암 발생 위험을 40%나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내분비 이상에 좋은 율무와 김
나이가 들면서 눈가에 하나 둘 생기는 기미나 주근깨 검버섯은 태양광선 노출과 관련이 높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그러나 중년여성의 피부질환은 내분비계통의 불균형 때문에 일어날 수도 있다. 조세현 차병원 건강검진센터 소장은 “소화기능을 주관하는 비장이나 위장이 허약하거나. 신장 기능이 나빠도 피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런 피부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율무, 모시조개, 김 등을 섭취하면 피부상태가 훨씬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율무는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해 기미와 잡티를 예방한다는 것. 율무가루를 차로 타 마시거나 팩 얼굴마사지를 하는데 이용해 본다.
모시조개는 간에 좋은 타우린 성분이 많이 포함돼 간을 활성화, 기미와 주근깨를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다. 김 속에 많이 포함된 비타민C, 미네랄 등은 기미와 주근깨가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의 활동을 억제한다.
각종 부인과 질환
불규칙한 식습관을 가진 젊은 여성들은 불임으로 고생할 수 있다. 따라서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부부라면 복합비타민이나 미네랄제제 하나는 복용하는게 좋다. 비타민 B12, C, 아연, 엽산 등이 불임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소모 많은 임신기 - 단백질 섭취 늘려야
임신기간은 여자의 일생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와 영양소가 소모되는 시기이다. 임신 전보다 하루 150~300㎉ 정도 더 먹으면 적당하다. 생크림 케익 한조각, 피자 3분의 2쪽, 사과 2개, 생선초밥 2분의 1인분에 해당하는 양으로 많은 양은 아니므로, 지나치게 먹어 과다체중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단백질은 임신 전보다 30%, 엽산은 100%, 칼슘 인 철분은 각각 50%이상 더 섭취하면 좋다. 단백질은 육류 우유 계란 치즈 닭고기 생선 등 동물성 단백질로, 총단백질의 3분의 1이상을 동물성으로 섭취하도록 한다.
임신 기간 중에는 철분도 부족해지기 쉬운데, 부족할 경우 조산아 저제충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철은 육류 특히 붉은 고기류에 많이 포함돼 있고, 채소 곡류 등 식물성 식품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이외에도 칼슘 아연 비타민 섭취도 중요하다. 철분이 부족하면 골밀도 감소 태아 골격성장 장애, 아연이 결핍되면 태아성장지연 조산 선천성 기형아 출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아연은 패류 육류 간 가금류 우유류 등 동물성 식품에서 섭취하면 좋고 칼슘은 우유 생선 푸른 채소 등에 다량 함유돼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 부인과 장준복 교수는 “임신중 무얼 먹느냐는 태아의 성장과 발달은 물론 향후 태아의 성인병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산후 허약해진 몸 - 팥과 가물치로 보충
조소장은 “ 분만 후 부은 몸이 금방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을 때 팥 가물치 호박 등을 먹으면 효과가 있다”면서 “팥의 외피를 구성하는 사포닌은 이뇨작용을 하여 심장 및 신장 질환, 각기병으로 인한 부기에도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각종 비타민과 당질, 칼슘, 철분 등의 골고루 들어 있는 호박 역시 부종을 해소하는 데 좋은 음식이다. 특히 호박에 풍부한 비타민 A는 부기로 약해진 피부점막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기름진 음식이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당분간 삼가고 대신 소화가 잘되고 단백질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감자국 토란국 곰국 미역국 등의 국물은 젖을 잘 나오게 도와준다. 그외에도 호도 깨 꿀 복숭아도 산후 회복에 좋은 식품으로 분류된다.
폐경기 여성에게 좋은 콩
최근 에스트로겐 보충요법으로 인한 부작용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콩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천연에스트로겐(파이토에스트로겐)이 많이 포함된 콩을 하루 40~60g씩 12주정도 매일 섭취한다면 안면홍조를 45%정도 감소할 수 있으며 질건조증이나 심장병 골다공증 등 각종 갱년기장애를 극복하는데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장교수는 “ 카페인이나 알코올 정제된 설탕 식용색소 방부제 식품 첨가물은 열의 과다와 음의 고갈을 초래하므로 피하라”고 권했다. 또 자극성이 강한 카레나 고추가 들어있는 음식,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도 폐경기 여성에게 썩 바람직한 음식은 아니다. 장교수는 “갱년기에는 되도록 음식은 날것이나 차가운 것을 먹지말고 가볍게 익힌 것이 좋다”면서 “날 것을 먹으면 소화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 몸에 열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송영주 기자 yjsong@hk.co.kr
■여성에 좋은 한약재
한의학에서 남성은 양체(陽體), 여성은 음체(陰體)로 본다. 양체는 주로 기(氣)를 소모하기 때문에 기가 부족해지기 쉽고, 음체는 혈(血)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주는 게 필요하다. 경희대 한방병원 장준복 교수는 “남성은 기(氣)가 위주로 항상 동(動)하므로 축적.충만되지 않지만 여자는 혈이 위주로 정(靜)하므로 축적된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번 여성이 월경을 하는 것은 혈이 충만해 넘쳐 흐르는 현상이다. 장교수는 “월경과 출산 때문에 여성은 혈이 부족해지기 쉽고, 혈이 부족했을 경우 혈액순환 장애 생리불순 생리통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손발이 시리다’고 호소하는 여성이 많은 것도 때문이다.
한의사들이 여성에게 혈을 보충해주기 위해 처방하는 대표적 한약재는 당귀(當歸). 경희대 한방병원 부인과 조정훈 교수는 “당귀는 몸을 덥게 하고 통증을 억제하며 혈액 순환을 돕는 약재로 여성의 자궁 출혈 증세나 불임증 처방에 꼭 들어간다”고 말했다.
남성에게는 기를 보충해주는 사군자탕, 여성에게는 혈을 보충해주는 사물탕이 처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숙지황 백작약 천궁 당귀로 구성되는 사물탕에서 당귀는 가장 기본이 되는 약재. 사군자탕에는 백출 인삼 백복령 감초가 들어간다. 조교수는“당귀는 2월이나 8월에 뿌리를 채취, 그늘에 말린 것을 사용한다”면서 “맛이 달고 향이 좋아 가정에서도 보리차 끓여 마시듯 당귀를 음료수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말했다. 월경불순 불임증뿐 아니라 갱년기장애 임신중독 산후회복 등을 위해서도 두루 쓰인다. 설사 등 부작용이 있어 소화기계가 약한 여성은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사물탕에 들어가는 약재 중 하나인 천궁(川芎)은 두통 순환장애 생리불순 등 증상을 치유한다. 천궁은 3~4월 뿌리를 채취해 햇볕에 말려 쓰는데, 맛이 맵다. 한의학 책에는 뇌에 바람이 들어서 생기는 두통, 한기로 생기는 순환장애 등 여러 가지 한기로 오는 병을 다스려 천궁이 배와 가슴의 통증을 치료한다고 돼있다.
산후 조리에는 양육(羊肉)이 많이 사용된다. 양육은 맛이 달고 기운이 뜨거워 소화기계를 보(補)하고 기를 증진시키는 데 좋다. 출산 후유증을 다스리는데, 또 심장을 안정시켜 놀라는 증세를 진정시켜주는 데도 좋다.
익모초(益母草)는 글자 그대로 ‘어머니를 이롭게 하는 약’이다. 폐경기 여성들에게 특히 많이 처방되는 약재이다. 장교수는 “눈을 밝게 하고 정(精)을 보하며 수기를 없앤다”면서 “오래 복용하게 되면 몸이 가벼워지고 피가 솟구쳐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심한 열로 두통과 가슴이 답답할 때, 어혈(瘀血)작용을 돕는 데도 익모초가 처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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