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깨지는 먹이사슬도 있다.' 허재가 노익장을 과시한 원주TG삼보가 대구오리온스에 시즌 4전승을 거두며 확실한 천적임을 입증했다.1965년생인 허재는 올해로 '불혹(40)'이 됐다. 또 초등학교 4학년 때인 75년 농구공을 잡았으니 꼭 30년을 코트에서 보낸 셈.
그동안 '농구대통령' 등 숱한 찬사를 받으며 강산이 세번 바뀔 동안 코트를 호령한 허재지만 세월까지 호령할 수는 없었는지 10년이나 어린 후배들에 스피드에서 밀리며 가끔 안쓰러운 모습을 연출하기까지 했다. 올시즌 평균 출장시간 12분에 고작 2.3점.
그런 허재가 왜 2연속 챔프에 욕심을 내며 다시 코트에 섰는지 여실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허재는 이날 2쿼터 김주성(28점)과 찰떡 궁합을 과시하며 2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한데 이어 4쿼터 다시 풀타임을 소화하며 5득점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아직까지는 승부처에서 얼마든지 승부사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한껏 증명한 것.
TG삼보는 올시즌 최고활약을 펼친 허재(10점 6어시스트)와 김주성, 앤트완 홀(21점)의 활약으로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03∼04애니콜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오리온스를 94―85로 꺾고 선두를 더욱 공고히 했다. 오리온스는 4연패에 빠지며 공동 4위를 유지했다.
3쿼터를 67―67 동점으로 마친 TG삼보는 4쿼터 5분 80―76에서 신기성의 3점포와 김주성의 골밑슛, 이어 허재의 3점포로 2분여를 남기고 88―76으로 점수를 벌려 승리를 확인했다.
전주에서는 추승균(32점, 3점슛 5개)이 활약한 홈팀 KCC가 공동2위였던 창원LG를 107―86으로 꺾고 두번째로 20승고지에 올랐고 인천전자랜드는 부천에서 울산모비스를 103―92로 물리치고 4연승, 4위를 탈환했다. 잠실에서는 안양SBS가 서울삼성을 100―86으로 누르고 몰수패 이후 질기디 질긴 7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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