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유행하던 유행성 독감과 감기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을 앓고 난 뒤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중이염이 어린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중이염 어린이 환자가 예년보다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특히 이들 어린이 중이염 환자 가운데 귓속 중이강에 액체가 계속 남아 있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청력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 합병증, 삼출성 중이염 많아
중이염은 고막 안쪽인 중이(中耳)에 염증이 생긴 병. 보통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자주 걸린다. 병균을 막아내는 면역 기능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탓이다. 그 중에서도 감기에 걸린 뒤 합병증으로 잘 나타나는 것이 삼출성 중이염이다. 귀와 인후를 연결해 중이강의 습도와 공기압을 조절하는 환기통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이관(耳管ㆍ유스타키오관)의 기능이 떨어져 배출돼야 할 삼출액이 중이강 내에 고여 생긴다.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리면 이관이 붓거나 염증이 생기기 쉽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중이의 기압이 주변보다 낮아지고 주위조직으로부터 삼출액을 빨아들여 발병하는 것이 삼출성 중이염이다.
문제는 삼출성 중이염을 방치할 경우 난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소리에 대한 반응이 줄어들고 TV를 가까이 시청하려고 한다든지,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말을 배우는 시기에 잘 들을 수 없게되면 언어 장애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고막이 위축되거나 이소골이 망가지는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난청이 지속되며 만성 중이염, 감각 신경성 난청 등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증상 따라 약물이나 수술 치료
삼출성 중이염을 치료하는 1차적인 방법은 약물 치료. 그러나 약물 치료 후 3개월이 지나도록 낫지 않으면 수술을 통해 고막에 작은 구멍을 내고 고인 삼출액을 빼내야 한다. 수술법으로는 환기관을 삽입하는 방법이 널리 시행돼 왔다. 하지만 기존의 환기관 삽입술은 10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전신 마취로 수술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또 6~12개월이라는 긴 치료 기간 동안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레이저고막천공술이 선호된다. 레이저고막천공술은 무엇보다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전신 마취를 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으며, 치료 효과도 뛰어나다. 시술이 간단하고 통증이 거의 없으며, 치료 기간도 3~4주로 기존 수술보다 휠씬 짧다. 또한 불필요하게 항생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레이저고막천공술은 삼출성 중이염만 앓고 있는 경우에 1차적으로 해볼 치료법이다. 중이염과 함께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증 등의 합병증이 생겼을 경우에는 환기관 삽입술을 받는 것이 좋다. 환기관은 3개월에서 1년 정도면 저절로 빠져 나온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 미래이비인후과 박현민원장>도움말=세브란스병원>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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