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 이용대(37)씨 가족은 새해를 맞아 식단을 점검하고 한층 더 건강식으로 차리기로 했다.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분위기에서 자란 부인 황혜경(34)씨 덕분에 이씨와 딸 희재(9), 아들 윤재(7)는 ‘한국적 입맛’을 유지하고 있다. 입맛이 없는 아침은 죽과 누룽지, 요플레를 넣은 생과일주스를 먹었고 저녁 식사도 청국장찌개, 닭도리탕 등에 생선구이, 나물 중심이었다. 이씨의 점심은 백반, 칼국수, 짬뽕 등이고 술은 일주일에 한두번 맥주 3,4병이다. 이씨는 워낙 외식을 싫어하는 터라 늦어도 꼭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햄버거나 닭튀김 등 아이들 패스트푸드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로 제한했다. 하지만 이씨는 복부비만과 설사가 갈수록 심해지고 아들 윤재는 야채나 과일을 전혀 먹지 않아 황씨의 속을 태운다.
도원아이한의원 이창화 원장과 한빛요리학원 이은미 원장의 도움말로 이씨 가족의 식단을 업그레이드해보자.
“야근해도 저녁은 제때 드세요”
이씨에게 가장 큰 문제는 늦은 저녁. 이창화 원장은 “야근 때 저녁을 대충 때우면 오히려 밤늦게 야식을 먹게 돼 복부비만에 치명적”이라며 “귀찮더라도 꼭 밥을 먹고 귀가 후엔 음식에 손대지 말라”고 조언했다. 아버지의 야식은 온 가족을 비만하게 만든다.
이 원장은 또 “일찍 자라”고 말했다. 저녁밥을 일찍 먹고 배고프기 전에 자라는 것이다. 밤 늦게 먹으면 고스란히 뱃살로 축적되는 데다가, 아침 입맛이 없고, 아침을 굶다가 점심에 폭식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 원장은 ‘아침은 정승처럼, 저녁은 거지처럼’이라는 속담을 강조했다.
“요플레보다 된장죽을”
이 원장은 아침 주스와 맥주를 이용대씨의 설사의 주범으로 꼽았다. 과일, 맥주는 찬 성질의 식품이라 장에 좋지 않은데 공복인 아침엔 더욱 좋지 않다는 것. 이 원장은 “유산균이 많은 청국장을 아침에 먹고 과일은 식후에 곁들이라”고 조언했다.
이은미 원장은 된장죽을 권한다. 시금치나 아욱, 근대 등 야채를 넣고 죽을 끓여 마지막에 된장으로 간을 한다. 설탕이 들어가는 호박죽보다 권할만하다. 쇠고기, 표고버섯, 당근, 호박 등을 잘게 다져 쌀과 함께 참기름에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이는 영양죽도 좋다.
“아이와 함께 요리해요”
윤재에게 야채를 먹이려면 다소 기지가 필요하다. 이은미 원장은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 원장의 추천메뉴는 콘슬로 샐러드와 주먹밥, 샌드위치. 아이들이 씹는 것을 싫어하므로 야채를 잘게 다지고 옥수수와 섞은 뒤 키위즙, 식초, 설탕을 같은 비율로 섞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소스를 뿌리면 새콤달콤하게 먹을 수 있다. 다진 야채를 밥에 섞고 소금간을 해 주먹밥으로 먹어도 좋다. 밥을 납작하게 눌러 오븐에 살짝 구우면 누룽지처럼 바삭바삭해 잘 먹는다. 샌드위치는 토마토, 양상추, 베이컨을 마요네즈를 살짝 발라 빵에 넣은 뒤 작게 썰어 준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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