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 남아 있는 고구려 고분 중 최대 무덤은 그 동안 알려져 있던 천추묘(千秋墓)가 아니라 211호 무덤인 것으로 확인됐다.서길수 고구려연구회장은 중국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제출한 지안 지역 고구려 고분 현황 자료를 최근 입수해 조사한 결과, 최대 무덤은 국내성 서쪽 성터 외곽의 왕릉급 고분인 칠성산무덤떼 중 211호 무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 무덤의 밑면은 긴 쪽이 71m이며 다른 쪽이 61m, 높이는 10m에 이른다.
지금까지 국내 학계에 국내성 최대 고분으로 알려진 것은 211호 무덤 인근의 마선구무덤떼에 들어 있는 천추묘. 고구려 18대 고국양왕의 능이라는 설이 있는 이 무덤은 밑면이 85x80m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자료에는 60x60m로 나타나 있다.
국내성 최대 고분으로 밝혀진 211호 무덤은 칠성산무덤떼에 들어 있으며 무덤 꼭대기에 자잘하게 흩어져 있는 돌 위에서 무늬가 없는 잿빛 널기와가 발견됐다.
무덤은 도굴 등으로 매우 심하게 훼손돼 무덤 가운데까지 파헤쳐져 거의 쌍분 모양으로 변한 상태다.
211호 무덤은 그 동안 주위에 수십 여 채의 집이 가리고 있어서 국내학자들의 답사 때 눈에 띄지 않았으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중국 당국이 최근 가옥을 완전 철거, 지금은 길가에서 쉽게 바라볼 수 있다.
서 회장은 "국내 학계에서는 일제의 만주 점령기 때 일본 학자들의 조사 자료와 1960년 간행된 지안문물지 등에 소개된 수치를 근거로 삼았다"며 "중국 당국이 세계문화유산 신청서에 명기한 수치는 1997년 지린성 문물고고연구소와 지안박물관이 공동 조사해 2002년에 펴낸 '통구고묘군 1997년 조사 측회(測繪) 보고'에 근거한 가장 최신의 조사 자료"라고 말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 학자들이 광개토대왕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태왕릉은 66x66x14.8m, 외형의 보존 상태가 가장 완벽하며 장수왕릉으로 추정되는 장군총은 31x30x12m의 규모이다.
/지안=글·사진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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