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All―in).''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4·삼성전자)가 아테네 올림픽에 마라톤 인생의 모든 것을 건다.
"아테네는 제 생애 마지막 올림픽무대가 될 것입니다. 한국최고기록 경신, 세계 4대마라톤 대회 우승(2001년 보스턴), 아시안게임 금메달. 마라토너로서 모든 것을 다 누렸습니다. 17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마라톤 인생의 화룡점정을 찍겠습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1위에 1초차 뒤진 은메달로 아쉬움을 남겼던 이봉주. 그가 '금빛 복수극'을 다짐하며 지난달 8일부터 제주 동계전지훈련을 시작으로 담금질에 나섰다.
훈련은 매일 42㎞를 뛰고 달리는 고행의 연속. 새벽 5시30분에 기상해서 8시까지 이어지는 오전 훈련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치러지는 오후훈련이 그것이다. 오전엔 제주 공설운동장 트랙에서 20여㎞를, 오후엔 제주해군방어사령부 정문에서 한라 수목원 입구까지 편도 1.1㎞를 10차례 왕복, 22㎞를 소화한다. 주어진 훈련량을 채우는 단순한 훈련이 아니다. 1㎞를 3분50초에 끊는 페이스를 단 1초의 오차도 없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인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에도 이봉주는 어김없이 운동복 차림으로 숙소를 나섰다. 이봉주는 "내년 크리스마스는 금메달을 앞에 놓고 아들 우석이와 함께 하기로 했다"며 "지금은 신발끈을 바짝 조여맬 때"라고 말했다.
오인환 삼성전자 남자 마라톤 감독은 "(이)봉주의 지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스피드가 부족해 막판 스퍼트에서 밀려나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동계훈련의 포인트는 체력보강과 스피드를 끌어올리는데 있다"고 밝혔다.
/제주=글·사진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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