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을재기를 노리는 김민석 전 의원과 수성(守城)을 통해 재선을 이루려는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의 맞대결이 관심을 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복당에 실패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여성 산부인과 의사로 유명한 박금자(전국구) 의원이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서 국민통합21로 옮기면서 받았던 '철새' 비난의 상처가 여전히 커 보인다. 하지만 이 곳에서만 내리 세 차례 선거를 치룬 조직이 만만찮다. 2002년 8·8 재보선을 통해 이 지역을 접수한 권 의원의 전의도 대단하다. 당내 소장파로서 개혁 이미지를 다져왔고, 지지 기반도 탄탄하다는 평이다.
강원 영월·평창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불법 대선자금 후폭풍을 뚫고 출마할 가능성이 커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씨는 '우(右)광재'로 불릴 만큼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386측근. 지난 해 10월 청와대를 떠나 고향인 이 곳(평창)을 발판 삼아 정치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김 의원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6대 총선서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해 말부터 6개월간 서청원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아 지역민들에 인상이 깊다.
전북 전주 완산
3선 관록의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민주당의 대표적 영입 인사인 이무영 전 경찰청장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분당에 주도적으로 나선 장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해 이 전 청장을 표적 공천했다. 이 전 청장은 지난 해 말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총선에서 무능한 철새 정치인들에게 단호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면서 장 의원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재야 출신인 장 의원은 이 지역서만 내리 3선을 하면서 다진 지역기반과 관록을 내세워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각각 전주고와 전주상고를 나온 장 의원과 이 전 청장은 사적으로는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전북 정읍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을 상대로 DJ 비서 출신인 윤철상 의원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 두 사람의 대결은 사실상 이번이 세 번째. 15대 선거 때 이 지역서 김 의장은 '꼬마 민주당', 윤 의원은 국민회의 후보로 나서 DJ 지원을 받은 윤 의원이 이겼었다. 그러나 16대 선거에선 15대 대선을 계기로 DJ진영에 다시 합류했던 김 의장이 윤 의원에게서 지역구를 되찾아 와 당선됐다. 이번에는 분당으로 두 사람이 지역구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윤 의원은 김 의장을 향해 '배신론'의 칼을 들이댈 생각이다. 한때 전국구로 옮길 것이란 소문까지 돌았던 김 의장은 "정읍에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며 정면 승부를 택했다.
전남 순천
민주당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이 영입 인사인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도전에 직면,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돼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 재선한 김 위원은 지난 해 11월 전당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기세를 몰아 조 수석을 물리치려 하고 있다. 대선 때 친노(親盧) 핵심이었지만 분당이후 확실한 반노로 돌아선 것도 지역구에선 '장점'이라고 한다. 하지만 KBS 기자 출신으로 DJ 정부 마지막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된 조 전 수석의 '호남물갈이' 공세도 만만찮다. 조 전 수석은 청와대에 근무할 때부터 이미 고향인 이곳에서의 출마를 작정하고 터를 닦아 왔다.
경남 거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3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의 대항마로 나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의원이 전국구에 나간다고 했다" "공천은 YS가 아닌 시민이 주는 것"이라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이미 한창이다. 거제미래발전연구소를 열고 지역에 살다시피 해온 현철씨는 "한나라당 공천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는 총선 승리를 통해 '감옥에 간 대통령2세'의 불명예를 씻으려 하고 있다. 반면, 김 의원은 '깨끗한 의정활동'을 앞세우며 거제를 키울 수 있는 거물임을 부각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남 남해·하동
이 곳에서만 4선을 한 '터줏대감'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에 맞서 열린우리당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박 의원의 남해중 20년 후배인 김 전 장관은 13대 총선서 '민중의 당' 후보로 출마해 박 전 대표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민선 남해군수 두 번과 행자부 장관을 각각 지내면서 현 정부의 '상징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부상한 김 전 장관의 비중은 13대 출마 때와는 판이하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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