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측근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 "허물을 딛고 소명감을 갖고 책임 있게 해나가겠다"고 밝혔다.노 대통령은 이날 장·차관 및 전국 시·도지사 부부 등 2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국민에게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용서 구할 것은 용서를 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29일 검찰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처음 심경을 밝힌 것이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제나 고단하게 걸어왔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해 야당이 하야까지 요구하는 상황을 돌파해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리멤버 1219' 행사 당시 "2급수, 3급수" 발언을 연상케 하는 비유를 구사하며 불법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자신의 비교우위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티코차를 타고 어렵게 기름을 넣으며 대선가도를 갔지만, 리무진을 타고 유조차로 기름을 넣으며 달린 쪽이 훨씬 많을 썼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측을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취임 후 대 국회 관계에서 겪었던 우여곡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다시 한번 생각하기 싫을 만큼 국회와 대결했다"며 "그러나 정책 측면에서는 정부가 한 일을 대부분 수용한 국회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해 신행정수도 특별법 등이 처리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노 대통령은 장·차관들에게 "내년에는 로드맵에서 나아가 '변화의 관리'를 해야 한다"며 "정부혁신을 통해 '다이내믹 코리아',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어 대통령도 성공하고 모두 성공하는 길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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