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대들보' 이규혁(춘천시청)이 급성장염을 딛고 국내 스프린트 최강자임을 재확인했다.이규혁은 30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38회 전국남녀종별빙상선수권대회 둘째날 남자 500m에서 36초74를 기록, 라이벌 최재봉(36초85·동두천시청)을 0.11초차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이규혁은 1,000m에서 라이벌 최재봉(동두천시청·1분13초99)에게 1위를 내줬으나 500m와 1,000m기록을 합산한 종합점수(147.200점)에서도 1위를 마크, 스프린트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1,000, 1,500m 2관왕 이규혁은 2003∼04시즌 월드컵 스피드 스케이팅시리즈에서 10위권 밖으로 처지는 부진을 보여 슬럼프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29일 급성장염이 발병, 경기출전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국가대표선발전을 겸하고 있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강행했다. 이규혁은 이날 500m에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기록(34초74)에는 크게 못미쳤으나 이를 악물고 레이스를 펼치는 투혼을 발휘하며 국내최강자리를 지켰다.
이규혁은 이날 경기를 마친후 "내년 2월 일본 나고야 스프린트 세계선수권과 3월 태릉에서 열리는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메달획득을 목표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한껏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규혁은 또 "이번대회직전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과 2003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 게임때 애용했던 스케이트로 바꿔 신은 후 페이스가 좋아지는걸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 여자부 스피드스케이팅경기에서 최승용(숙명여대)이 전날 500, 1,000m 석권에 이어 이날도 각각 40초98과 1분23초86을 기록, 두 종목 모두 정상에 올랐다. 최승용은 이로써 종합점수(165.305점)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대회 5관왕에 등극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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