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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경제계 뜬별 진별/김승유·양덕준 "영광" 이헌출·홍석주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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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경제계 뜬별 진별/김승유·양덕준 "영광" 이헌출·홍석주 "시련"

입력
200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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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민간 경제계는 영(榮)보다는 욕(辱)이 컸던 한 해였다. SK 분식회계 한파로 시작돼 현대 대북송금사건, 카드사 부실, 대선자금 수사 등 경기침체와 정책실패, 정치적 소용돌이가 뒤엉키는 사상 최악의 시련기였다. 난세는 승자와 패자를 갈라놓은 법. 재계와 금융계의 전문경영인 가운데 위기를 기회 삼아 일어선 '뜬 별'들과 쓰라린 좌절을 맛 본 '진 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영광의 CEO 금융계 최고스타는 단연 김승유 하나은행장. SK글로벌 사태를 주채권 은행장으로 매끄럽게 처리, '부실기업 뒷처리 경험이 없는 온실 은행장'이란 주변의 우려를 일축했으며 여세를 몰아 CNN의 '아시아차세대지도자상'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재계에선 가전의 산증인으로 불리우는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평사원 입사 34년만에 CEO 자리에 올라 '샐러리맨 드림'을 실현했다. 삼성전자에선 '메모리 시대는 지났다'는 통념을 깨고,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용 플래시 메모리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조하고 있는 황창규 사장이 돋보였다.

일찌감치 할인점(이마트) 집중전략을 구사, 극심한 내수 불황을 이겨내고 내친김에 롯데 아성까지 무너뜨린 구학서 신세계 사장도 뜬 별에 속한다. 부활하고 있는 옛 대우 계열사중에선 대우조선해양을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정성립 사장이 눈에 띈다.

중견기업중에는 MP3로 세계를 석권하고 코스닥 등록으로 벤처부호 반열에 오른 양덕준 레인콤 사장이 희망을 던져줬다. 팬택앤큐리텔의 박병엽 부회장은 거래소 상장과 공격적 수출로 막대한 부를 거머쥔 데 이어 대우종합기계까지 인수를 추진, '메카트로닉스(기계+전자산업)'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좌절한 CEO 2003년 가장 고통의 시간을 보낸 CEO는 손길승 SK회장이다. 평사원에서 출발해 그룹회장, 재계대표까지 됐지만 계열사 분식회계와 대선 비자금사건에 휘말려 검찰수사를 받고, 전경련 회장까지 중도 하차해야 했다.

신용대란과 금융시장불안의 진원지인 카드사 CEO들은 온전할 수가 없었다. LG계열사중 유일하게 삼성을 제쳐, 한때 구본무 회장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이헌출 전 LG카드사장은 부실책임을 지고 3월 물러났고, 이경우 전 삼성카드 사장도 퇴진했다.

정몽헌 전 회장의 자살에 이은 숙질(叔姪)간 다툼으로 현대의 CEO들도 수난을 겪었다. 특히 정 전 회장의 '왼팔'이었던 김재수 경영전략팀 사장은 옷을 벗은 반면, '오른팔'이었던 김윤규 현대아산사장은 '옛 주군을 향한 충성심'으로 팬클럽까지 결성되고 현직까지 유임돼 '가신그룹'에서도 대조를 이뤘다.

하나로통신은 여러 CEO들에게 명암을 안겨줬다. 장기집권했던 신윤식 전 회장이 대주주인 LG와 마찰끝에 자진 사퇴했다. 후임 윤창번 사장은 외자유치를 반대하는 거함 LG를 패퇴시켜 스타가 된 반면, LG측 사령탑이었던 정홍식 전 통신총괄사장은 쓴맛을 봐야 했다.

금융권에선 토종 최연소 행장으로 주목받던 홍석주 전 조흥은행장이 신한은행과 합병으로 아깝게 중도하차했고,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도 최대주주인 론스타 요구로 CEO자리를 내놓았다. 안정적 실적에도 불구, 대주주(한화)와 의견차로 옷을 벗은 고영선 전 대한생명사장의 케이스는 '월급사장'의 현주소를 잘 보여줬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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