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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이사온뒤 아이 몸에 반점이…/ SBS 신년 3부작 "환경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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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이사온뒤 아이 몸에 반점이…/ SBS 신년 3부작 "환경의 역습"

입력
2003.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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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인 민수는 1년 전 새 집으로 이사한 후 집에만 오면 온 몸이 붉은 반점으로 뒤덮이고 심하게 부어올라 잠도 편히 자지 못한다. 네살배기 형래도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한 2년 전부터 심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다. 무엇이 이 아이들에게서 웃음을 앗아갔을까.SBS의 2004 신년대기획 '환경의 역습'(1월3, 10, 11일 밤 10시55분)은 현대인의 90% 이상이 살고 있는 도시의 환경이 사람의 몸을 괴롭히고 파괴하는 충격적 실상을 보여준다. 1995년 '육체와의 전쟁'을 시작으로 2002년 초 채식열풍을 일으킨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삶'을 화두로 삼아온 박정훈 PD가 내놓는 또 하나의 '문제작'이다.

"우리가 만든 도시 문명이 과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는지 심각하게 자문해 봐야 할 때가 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힌 박 PD는 도시인이 하루의 95%를 보내는 실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의 역습'(1부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민수나 형래처럼 집을 짓거나 수리하면서 사용된 각종 화학물질의 영향으로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새 집 증후군'(Sick Home Syn-drome)이라고 일컫는다. 보통 일정기간 환기를 하면 증세가 사라지지만, 심한 경우 화학물질과민증(MCS·Multiple Chemical Sensitivity)으로 발전한다.

1980년대 중반 미국 예일대 마크 컬렌 교수가 처음 발견한 MCS 환자는 샴푸나 세제, 책의 잉크 냄새만 맡아도 두드러기 구토 등 이상 증세를 일으킨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거의 불가능해 평생 격리된 채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미국 일본의 MCS 환자 인터뷰와 국내 현장실험 등을 통해 우리에게는 낯선 SHS와 MCS의 위험성을 알리고, 민수와 형래가 집안 환경을 개선해 병을 치료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2부 '우리는 왜 이 도시를 용서하는가'는 자동차 배기가스, 대형 간판 등 거리 유해환경으로 눈을 돌린다. 배기가스가 생식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 자녀를 둔 남성 노점상 31명의 정자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8명이 정자의 운동성에 문제가 있고 7명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치에 미달했다. 3부 '미래를 위한 행복의 조건'에서는 농약·살충제에 노출돼 학습 능력이 저하됐다는 선진국 아이들 등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본다.

26일 시사회에서 미리 만나본 '환경의 역습'은 매번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박 PD의 전작들 못지않게 충격적이다. 물론 나름대로의 대안을 담고 있지만, 채식 실천 등 개인적 노력을 넘어 사회와 산업 전반의 개혁이 필요한 사안들이어서 자칫 '불안감만 부추긴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박 PD는 이에 대해 "전작들에서 그랬듯 '소비가 생산을 바꾸고 생산이 바뀌면 사회가 바뀐다'는 신념을 갖고 제작했다"면서"과도한 인테리어를 자제하고 친환경 자재를 쓰는 등 개인의 작은 노력이 점처럼 모여 사회를 움직이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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