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파괴된 이라크의 고대 유적도시 밤 시의 문화유산을 복원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고 있다.유네스코는 이번 지진으로 파괴된 이란 케르만주 밤 시 유적지에 유적조사팀을 파견할 수 있도록 이란 정부에 허가를 요청했다고 26일 밝혔다. 무니르 부체나키 유네스코 문화유산 전문가는 이같이 밝히고 "20세기 초까지 사람이 거주했던 밤 성채의 진흙 가옥 수십 채는 진흙 건축 유적 중 매우 중요한 곳이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도 유물 복원 지원을 약속했다. 파루크 호스니 이집트 문화장관은 27일 "밤 시를 비롯해 지진으로 폐허가 된 지역의 유물 복원을 돕기 위해 고고학자와 복원전문가 등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 간 이란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해왔던 고도(古都) 밤 시의 유적들은 지진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된 상태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밤 시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우뚝 솟은 밤 성채(Arg-e-Bam)가 80% 이상 파괴됐다고 27일 전했다. 밤 성채는 높이 65m, 넓이 6㎢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진흙 벽돌 성채다. 성 안과 밖의 오래된 가옥들도 대부분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성채와 이 건물들은 대부분 햇볕에 말려 만든 진흙 벽돌과 짚, 야자수 등으로 지은 것으로 기원전부터 이 지역에 살았던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역사적·문화적 유산이다.
밤 시는 페르시아 왕국 시절에 형성됐다. 이후 동서양 육상 무역로 실크로드가 통과하면서 3∼6세기 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16∼17세기에는 당시 번창했던 사파비드 왕조에 의해 더욱 확장되고 발전했다. 1722년 아프가니스탄의 침공 이후 1932년까지 군 막사로 사용되면서 크게 손상됐지만 1953년 집중적인 복구작업이 벌어지면서 제 모습을 되찾았다. 그 뒤 관광명소로 알려졌으며 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김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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