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내년 가계대출 증가액이 올해의 31조원에서 20조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들은 대신 경기 회복에 맞춰 우량 중견·중소 제조업체 대출에 치중한다는 전략이다.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내년 대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소비위축과 과중한 가계 빚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대비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11월말 현재 28조5,000억원으로 연말까지는 31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그러나 내년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신규대출도 축소되면서 전체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액이 20조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들이 이처럼 가계대출을 줄이려는 것은 2001년부터 3년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137조원이나 늘렸으나 올들어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은행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 가계대출 증가액은 1999년 19조1,000억원에서 2000년 23조7,000억원, 2001년 45조원, 2002년 61조5,000억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11월말 가계대출 누적잔액은 현재 250조7,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내년엔 우량 중소·중견 제조업체 대출에 치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올해까지는 부동산 임대업이나 숙박업, 자영업 등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소호'대출에 치중했으나 내년엔 경기회복을 겨냥, 우량 중소·중견 제조업체 대출을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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