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을 통해 질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약간 과장된 표현이다. 우리는 치료라는 단어를 너무 광범위하게 활용한다. 엄밀히 말하면 목욕은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라는 표현이 제일 적절할 것이다.자극방법에 따라 온열자극은 신체 외부와 내부에 온도차를 크게 만들어 신체 저항력을 길러주고, 수압자극은 물 자체의 무게로 인해 몸에 가해지는 자극량의 증가로 심폐기능을 활성화시킨다. 부력자극에 의해서는 지체장애자나 부상한 운동선수, 마비환자의 재활치료, 관절과 근육의 탄력강화 등의 작용을 한다.
목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의 온도와 시간이다. 온도가 적절하지 못하면 문제가 나타나기 쉽다. 온도에 따라 전신욕을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미온욕은 36∼39도의 물에서 목욕하는 방법으로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정신을 안정시키므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을 때에 주로 활용한다. 미온욕을 하게 되면 피부혈관이 확장돼 피가 피부로 몰리게 돼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진정작용, 진통작용, 근육이완작용 등으로 관절통이 있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노년층이나 머리가 복잡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게 권장되며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심장질환, 중풍, 수족마비가 있는 사람도 미온욕이 효과적이다.
고온욕은 42∼45도의 물에 온 몸을 담그는 목욕법이다. 고온욕은 혈액 흐름을 순간적으로 촉진해 근육 속에 쌓여 있는 피로물질인 젖산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몸의 면역력을 높이며 열에 예민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의 활성화를 막는 효과도 있다. 또 지방 속에 축적된 나쁜 찌꺼기나 화학성분 알코올 등을 제거하고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몸에 활력을 준다. 따라서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하거나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좋다.
또한 고온욕은 진통효과가 있어 목욕 후에 상쾌함을 느낄 수 있고 과다한 위산분비를 억제한다. 관절염이나 류머티즘, 위염, 위궤양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그러나 심장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으며, 급성염증이 있을 때도 고온욕을 피해야 한다.
한편 동의보감에는 머리는 차갑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얘기가 있다. 즉, 인체는 두족한열의 조화로운 상태가 정상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인체 상반신에 열이 많고 하반신에 찬기가 많은 경우 정상적인 기의 흐름에 장애를 받게 되고 이는 만병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 시행하는 것이 반신욕이다.
반신욕은 하반신을 따뜻하게 해줌으로써 몸의 원기와 혈기를 왕성하게 해준다. 반신욕은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38도정도의 더운 물속에 명치 아래쪽만을 20∼30분간 담그는 방법이다. 반신욕을 하게 되면 수축된 혈관이 열리면서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혈압이 오히려 내려가게 되고 몸 속에 노폐물이 제거되어 피로가 풀리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며 몸이 상쾌해진다. 특히 여성들이 반신욕을 할 경우 하반신의 장기기능이 좋아져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갱년기장애에 효과적이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대통령 한방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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