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에 이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파동으로 육류 불신이 커지면서 수입 쇠고기와 닭고기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 또한 유통업체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미국산 대신 호주산과 한우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육류기피, 수산물 선호 24일 미국의 광우병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대형 할인점 또는 백화점등 유통업체 정육매장에서는 고객 발길이 뚝 끊어진 채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25일 수입 쇠고기 매출이 평상시 휴일에 비해 40% 줄었고 한우도 15%가량 감소했다. 반면 수산물은 15∼20% 정도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수입쇠고기와 한우 매출이 평상시 휴일보다 각각 67%, 17% 감소한 반면 수산물은 10%가량 늘었다. 서울 시내 대형 할인점을 찾은 주부 김모(37)씨는 "한우는 괜찮다고 하지만 그 동안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파는 일이 많아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우 가격 상승 한우는 일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산지에서는 가격이 6% 가량 오르는 등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충남 공주 우시장에서는 5일전 장보다 6% 오른 ㎏당 1만700원(암소 비육소기준)에 거래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27일부터 가격이 일시에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산 쇠고기 수입업체에 따르면 현재 호주 수출업체들이 연말 연시 휴가 중인데다 이미 수입된 물량으로는 2주 이상 버티기 힘들어 파동이 장기화할 경우 물량 품귀로 가격급등이 예상된다. 대부분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업체와 호텔 양식당도 호주산 쇠고기나 한우로 식재료를 바꾸기 시작했지만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분위기이다.
식당가 희비 엇갈려 경기 침체속에 그나마 연말연시 대목을 기대했던 고깃집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횟집 등 수산물 취급점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강남의 J 갈비집 주인 김모(54)씨는 "보다시피 한창 붐빌 점심 시간인데도 좌석의 절반 이상이 텅 비었다"며 "'100% 한우 사용'이란 안내문까지 붙였지만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조류독감의 여파도 계속되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C삼계탕의 신모(47) 사장은 "조류독감의 여파로 매출이 80% 가량 확 떨어졌지만 어쩔 수 없이 식당 문은 열어 놓고 있다"며 "하루빨리 잠잠해 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반면 마포구 염리동 바다사랑횟집 사장 박준(45)씨는 "며칠 새 매출이 30% 가량 늘었다"며 "연말 연시 모임장소를 고깃집에서 횟집으로 바꾸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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