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L 와이너 지음·임지원 옮김 이마고·1만9,000원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서라면 예의도 상식도 내팽개친 채 주위를 볶아대는 사람이 있다. 고객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걸 보면서도 딴 일을 하는 척하며 늑장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조직심리학에서는 '권력중독자'로 본다.
심리학자이며 기업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와이너가 쓴 '권력중독자'는 사회와 직장, 가정에서 만날 수 있는 권력중독자의 유형과 성향을 분석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권력중독자의 공통적 속성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과대망상적 신념을 가진 반면,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이 불가능하며, 아랫 사람을 '나의 밥'이라고 생각한다. 술이나 마약을 즐기던 사람이 극단적 애착 상태에 빠지고 나중에 헤어나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여기에 가학성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추가되고, 편집증까지 덧붙여지면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직장에서는 적극적이고 유능한 사람처럼 보이므로 비슷한 능력을 지닌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세도 빠르다는 모순이다.
저자는 권력중독자 상사를 대하는 방식도 제시한다. 일단 상사에게 능력을 인정 받는 게 중요하고, 가능하면 순응하는 게 원칙이라며 구체적 행동요령을 제안한다. 몇 가지만 추려보면 이렇다. 상사와 나눈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발설하지 말라, 상사의 단점을 조용히 보완하라, 당신의 기준으로 상사에게 공정함을 기대하지 말라, 상사의 윗사람에게 직접 건의하지 말라.
저자의 결론은 일단 현실을 인정하고 여기에 맞게 적응하라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권력중독자는 자기파괴적인 결말에 이르고 조직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음을 환기한다. 평범한 직장인은 물론 최고경영자가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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