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케이트 신발을 신겠습니다. 받아주십시오." (김동성)"우선 연예계 활동을 정리하고 몸 만들기부터 시작하자." (전명규 한체대 교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비운의 스타' 김동성(23·동두천시청·사진)이 빙판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잠시의 '외도'는 완전히 잊고 '본업'에 매진하겠다는 것.
김동성은 4월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돌연 연예계에 데뷔, TV 쇼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미는 등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켠엔 빙상장이 늘 똬리를 틀고 있었다. 김동성이 빙판에 복귀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은 지난달 말. 은사인 전명규 전 감독을 찾은 김동성은 스케이트를 다시 신고 싶다고 간청한 끝에 허락을 받아 한체대 빙상장에서 기초 체력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고 있다.
전명규 전 감독은 2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동성이 빙판복귀를 위해 하루 3,4시간씩 강훈을 거듭하고 있으며 동계체전 금메달이 아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빙상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체력과 기술이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는 세계 빙상계에서 1년여만에 돌아온 김동성이 입지를 다시 잡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본인의 새 출발 의지가 워낙 강해 재활을 돕게 됐지만 전성기때의 몸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1시즌만 쉬어도 힘든 데 동성이는 2시즌의 공백이 있어 세계정상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성의 현재 몸상태는 전성기때의 5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동성의 재기의지는 매우 굳다. "연예 활동을 하면서도 쇼트트랙을 잊은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동계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점검한 뒤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겠다." 김동성은 26일에도 이말을 되뇌이며 빙상장을 떠나지 않았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