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의 춘추전국시대가 예고되고 있다.슈퍼리그 7연패를 자랑하는 삼성화재가 25일 끝난 배구 'KT&G V―투어 2004' 서울투어(1차)에서 대한항공을 물리치고 예상대로 우승컵을 안았지만, 다른 팀들의 저력도 삼성이 화들짝 놀랄만큼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조차 "이번 대회에서 각 팀들이 베스트 멤버를 내세운다면 어느 경기든 3―2로 엇비슷하게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절대 강자가 없음을 시인했다.
물론 삼성화재는 조직이 안정돼 있고, 이형두 장병철 쌍포가 부상중인 주포 신진식과 노쇄한 김세진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는 등 여전히 최강의 전력을 지녔다.
특히 신진식이 조기에 복귀할 경우 팀 전력은 배가돼 우승후보 0순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한국전력을 빼고 대한항공 LG화재 상무도 정상 제패를 넘보는데 손색이 없다는 게 배구인들의 견해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의 상승세가 무섭다. 장광균과 김웅진 등 새내기들을 영입, 세대교체에 성공해 서울투어 결승까지 올라온 데다, 주포 윤관열의 파괴력이 갈수록 위력을 더해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장신군단' LG화재도 주포 이경수가 빠진 상태에서 김성채와 손석범의 화력으로 삼성화재에 2―3으로 무력시위를 벌인바 있어 2차 투어부터 이경수가 제 기량을 찾는다면 가장 위협적인 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트 플레이가 좋고 대한항공 출신 공격수 박석윤의 활약이 믿음직한 상무도 체력과 조직력에서 앞서는 장점을 활용한다면 장기전으로 치러지는 투어 특성상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유럽파인 김호철 감독을 영입했지만 예선 탈락한 현대캐피탈의 경우 김호철식 배구가 뿌리내리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여자배구에서는 현대건설의 아성을 무너뜨릴 상대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건설은 구민성 강혜미 장소연의 노장 트리오를 앞세워 이번 대회에서 단 한세트도 내주지 않고 4연승을 질주했다.
한편 V―투어 2004 목포대회(2차)는 내년 1월4일 최강 삼성화재와 명가재건을 꿈꾸는 현대캐피탈의 대결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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