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일보 선정 2003년 10대 뉴스-국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일보 선정 2003년 10대 뉴스-국제

입력
2003.12.26 00:00
0 0

2003년 한 해를 처음부터 끝까지 뜨겁게 달군 이슈는 단연 이라크 전쟁이었다.3월 20일 새벽 바그다드를 피로 물들이며 시작된 이 전쟁은 21세기에도 미국의 슈퍼 파워는 무한정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5월 1일 미국의 압승 이후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라크인들의 반미 게릴라 활동이 본격화됐다. 사담 후세인 체포 이후에도 테러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오만한 일방주의에 대한 비난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인의 상식이 되다시피했다.

미국이 전쟁이라는 수단까지 동원하며 테러와의 전쟁을 강행한 올해, 테러는 지난해보다 더 기승을 부려 세계 곳곳을 피로 물들였다. 일부 이슬람 과격단체들은 미국 등 서방을 상대로 수많은 자폭 공격을 감행했고, 러시아의 체첸 반군들도 무고한 민간인들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은 끊임 없는 테러 공포에 치를 떨었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평화의 상징인 유엔과 국제적십자사까지 테러 공격의 대상이 돼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켰다.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처음 발생한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공포가 지구촌을 휩쓸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의 원인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발표했다. WHO가 7월 5일 '사스 퇴치' 선언을 할 때까지 30여개 국에서 8,400여명이 감염됐고 이 중 812명이 숨졌다. 항공과 관광산업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아 전세계적으로 최소 3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12월 17일 대만에서 다시 새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각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으로 지목받았던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국가원수가 대량살상무기 폐기 및 사찰 수용을 전격 발표해 선제공격도 불사하는 미국의 대 테러정책이 최대의 성과를 올렸다.

미국의 오랜 경제제재와 일방주의적인 무력사용에 굴복한 가다피의 선택은 미국으로부터 불량국가로 제재받고 있는 여타 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악의 축' 3개국 중 굴복하지 않은 마지막 나라인 북한의 행보가 내년 국제정세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초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이후 북한 핵 문제는 줄곧 국제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대량살상무기(WMD) 저지를 위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미국과 체제 보장을 목표로 핵 카드를 꺼내든 북한은 3자회담, 6자회담에서 얼굴을 마주했지만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에 1년은 부족한 시간이었다. 결국 북한은 '핵 억제력 보유'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대선을 앞둔 미국과 경제난이 가중될 북한이 내년 협상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 지가 국제사회의 관심사이다.

중국은 지난 10월 15일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 발사에 성공, 우주대국의 반열에 성큼 들어섰다. 선저우 5호는 22시간 동안 지상 343㎞ 높이의 지구궤도를 14바퀴 선회한 뒤 무사히 착륙했다.

발사 성공은 중국인의 자존심과 중국 과학기술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정치적으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4세대 지도부의 권력기반 강화에도 한 몫을 했다.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立偉) 공군 대령은 국민적 영웅이 됐다.

닷컴기업의 몰락, 9·11테러 등 미국발 악재로 직격탄을 맞았던 세계경제는 올해 하반기들어 성장세로 돌아섰다. 미국정부의 '약한 달러' 용인으로 미국경제의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됐고, 오랜만에 1만 포인트를 넘어선 뉴욕증시는 소비심리를 끌어올렸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도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 회생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유로화 강세가 유럽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는 내년 경제의 불안 요인 중에 하나이다.

지난 2월1일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던 미국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텍사스주 착륙을 불과 16분 앞두고 공중 폭발했다. 이스라엘인 1명을 포함한 대원 7명 전원이 사망했다. 연료탱크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부품 때문에 왼쪽 날개가 파손된 것이 폭발 원인이었다. 이 사고가 미 항공우주국(NASA)의 기강 해이와 예산부족으로 인한 인재라는 결론이 나면서 고위 관리들이 잇달아 물러나는 등 충격이 컸다. 미국의 우주계획이 당분간 차질을 빚게 됐다.

올 한 해를 내내 흐뭇한 미소로 보낸 사나이가 있다.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57·왼쪽) 브라질 대통령이다. 그에게 늘 따라 붙는 수식어는 '좌파 대통령' '3전 4기의 노동자 출신'이었다. 그러나 1월 취임 후 미국과 세계통화기금(IMF)으로부터 연신 러브 콜을 받았다. 좌파 출신답지 않게 신자유주의의 이익을 해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서는 '무늬만 좌파'라는 등 말이 많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그의 변신을 호감있게 보고 있다.

한때 그루지야의 국부(國父)로 추앙받았던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이 11월 23일 사임했다. 경제난과 부정부패에 지친 그루지야 국민들이 이루어낸 무혈혁명이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11월 2일의 총선이다. 국민들은 이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거리로 나와 셰바르드나제의 퇴진을 요구했다. 시위는 3주동안 뜨겁게 이어졌고 셰바르드나제는 결국 강경진압 대신 하야의 길을 택했다. 국민들은 이를 부드러운 '벨벳혁명'이라 부르며 환호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