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2월이면 성탄절을 앞두고 갖가지 색의 전구로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가 곳곳을 장식한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보이는 산타클로스와 눈사람은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뉴욕은 세계 어떤 도시보다도 연말 볼거리로 가득하다. 록펠러 센터의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은 전 미국에 중계방송될 정도로 유명하고, 백화점 쇼윈도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한 블럭 이상 줄을 서서 구경할 정도로 인기이다.
브로드웨이 극장가도 성탄 대목으로 매출이 쑥쑥 늘어나는 즐거운 달이 12월이다. 그 중에서 매년 연말이면 온 가족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공연으로 손꼽히는 것이 있다. 라디오시티 뮤직홀의 고정 프로그램인 '크리스마스 스펙터큘러'(Christmas Spectacular)이다.
70여 년의 세월을 같은 이름으로 매년 겨울에 막을 올리는 이 쇼는 올해로 창단한 지 77년이 되는 '로켓츠'(Rockettes) 무용단을 중심으로 무려 1백40여명의 출연진이 나오는 초대형 무대다.
'로켓츠'는 1925년 세인트 루이스에서 '미주리 로켓츠'란 이름으로 발족한 무용단이다. 1932년 12월27일 라디오시티 뮤직홀 개관과 함께 역사를 같이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긴 세월을 함께 보냈다.
3D 안경을 쓰고 보는 입체영상을 통해 산타클로스가 썰매를 타고 극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공연 도입부부터 심상치 않다. 춤과 노래 뿐 아니라 아이스 스케이팅 등 그야말로 퍼포먼스의 모든 것을 무대 위에 펼친다.
두 시간 동안의 한바탕 버라이어티쇼가 끝나면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 기다리고 있다. 예수 탄생일 밤 동방박사들이 별을 따라 마구간에 누워있는 아기예수를 경배하는 장면이다. 실제로 무대에 등장하는 낙타와 동방박사의 행렬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 '스펙터큘러'라는 이름을 절로 떠올리게 된다.
이 쇼는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11월6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1백40여 회 공연된다. '크리스마스 스펙터큘러'는 이미 단순한 공연물이 아닌 뉴욕시의 대표적 명물이자 크리스마스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최용석 브로드웨이 공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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