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관에 발령 받은 첫 여성 외교관이라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습니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50년 '금녀(禁女)의 벽'을 넘은 외교통상부 강수연(姜受延·29·사진) 사무관은 뜻밖에 "해외 공관에 처음 나가는 초임 외교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여성 외교관의 주미 대사관 발령은 의미가 크다. 주미 대사관은 가장 큰 해외 공관으로, 역대 정권의 직업 외교관 출신 외교부 장·차관 대부분이 이곳 근무를 거쳤다. 'WDC'(워싱턴 DC)라는 말로 상징되듯 'A급 엘리트' 코스로 통했지만 그 동안 여성에게는 철저히 문을 닫아왔다.
1999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강 사무관은 미 조지워싱턴대 국제정치학 석사(97년) 출신으로 북핵 문제를 전담하는 외교부 북미국 북미1과에서 근무해 왔다.
강 사무관은 "여성 외교관이 아직 남성 외교관과 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닌 만큼 항상 주어진 자리에 보람과 사명감을 가지고 후회 없이 일한다는 각오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내의 여성 외교관은 74명(전체 900명)이며 6월 김경임(金瓊任) 튀니지 대사가 여성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대사에 임명됐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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