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으로 닭과 오리고기의 소비가 급감한 가운데 광우병 발생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닭·오리와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해 국내 육류 소비량(159만톤)의 30% 정도를 차지해 적절한 수급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대체 육류인 한우나 돼지고기가 가격이 폭등하는 등 '육류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관련기사 A3면농림부는 24일 미국 워싱턴주에서 광우병 의심사례가 발견돼 미국산 쇠고기와 육가공품, 기타 미국산 반추동물(양, 염소, 사슴) 등의 통관을 이날부터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또 이미 수입돼 검역 창고에 보관중인 물량은 출고를 중단시키는 한편 유통중인 두개골, 척추뼈, 내장 등 광우병과 관련성이 큰 '특정위험물질(SRM)'에 대해서는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농림부는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최종 검사결과, 미국 소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 이후부터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 제품의 수입을 무기한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농림부는 닭·오리 소비가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까지 중단될 경우 국내 육류수급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광우병과 구제역을 이유로 캐나다, 영국, 브라질 등에서의 쇠고기 수입이 금지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에 따른 부족분을 다른 나라에서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은 1인당 38.2㎏의 육류를 소비했는데 이 가운데 닭·오리 등 가금류 소비는 8.0㎏, 돼지고기는 17.0㎏, 쇠고기는 8.5㎏"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비 쇠고기의 40% 가량이 미국산인 것을 감안하면, 육류 공급원의 30%에서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그는 "조류독감이 확산세가 진정돼 닭·오리 소비가 조기에 정상을 되찾지 않을 경우 육류 수요가 한우와 돼지고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의약품 등 제조수입업자에 대해 미국 등에서 들여온 반추동물 추출 원료(양모나 유제품 제외) 사용 제품에 대한 자발적 판매중지를 권고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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