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축산·식품 업계가 광우병 공포로 떨고 있다. 미국산 육류를 수입하고 있는 나라들도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며 긴장하고 있다. 앤 베너먼 미 농무장관은 23일 미 역사상 첫 광우병 양성반응 사례를 공식 발표하면서 "크리스마스 만찬에 쇠고기 요리를 먹을 것"이라며 "우리의 식품 안전성을 여전히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워싱턴 주의 사례는 쇠고기의 해외 수출은 물론 패스트 푸드와 스테이크 판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의 언론은 예상했다.우려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맥도널드 주가는 폐장 후 주식 거래에서 4%나 곤두박질했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와 미상품선물위원회(CFTC)의 분석가들은 쇠고기 값과 곡물가의 급락을 예측했다. 축산 업계도 일본과 한국의 잠정 금수 결정이 세계적으로 번질 것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유럽과 이웃 캐나다의 광우병 사태 속에서도 무결점의 검역을 자랑했던 미국의 관계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배너먼 장관은 "올 한해 동안 미국 내에서 광우병 검사를 받은 2만526마리 중 한 마리에서만 양성반응이 발견된 것은 검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24일 "12일 도축된 젖소의 고기가 13일 뒤 광우병 양성반응이 확인될 때까지 3곳의 가공 공장을 거쳤다"고 보도하는 등 검역과 유통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한편 한국을 비롯, 일본과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호주, 홍콩, 러시아 등 각국 정부는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잠정 금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수입금지를 고려중이다. 광우병이 확인될 경우 싱가포르는 최소 6년 동안, 대만은 7년 동안 수입을 중단키로 했다.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중국, 필리핀 등도 곧 수입 금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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