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일 이틀간 'JVC 재즈 페스티벌'이 한국에서 열렸다. 이미 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행사는 해마다 열리는 세계 유명 재즈 페스티벌 가운데서도 몇 손가락에 꼽히는 규모와 명성을 쌓아왔다.보통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지에서 열리던 페스티벌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에 재즈 팬들은 술렁였고 필자 역시 흥분된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장에서 나눠주는 팜플렛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기업의 이념인 문화에 공헌, 사회의 봉사를 실천하는 이벤트...'
알다시피 JVC는 일본의 가전제품 회사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직접적 제품의 홍보보다는 유럽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스포츠 이벤트나 재즈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 예술을 적극적으로 후원함으로써 건전한 기업 이미지를 각인하는 데 주력해 왔다.
무엇보다 세계인의 음악문화인 재즈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 이 얼마나 미래 지향적인 발상인가. 이런 재즈 페스티벌은 JVC말고도 세계 유수 기업들이 후원하고 있는데 '필립 모리스 재즈', '플레이보이 재즈 페스티벌'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는 어떤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환원이라는 개념은 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재난 구호 성금을 기탁하거나 운동선수의 모자에 브랜드를 새기는 단순한 발상으로 그 역할을 다 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인에게 대 준 뒷돈의 10분의 1만이라도 이런 곳에 쓴다면 그 몇 배의 이익과 자부심이 기업에 돌아 갈 것이다.
긴 안목을 갖고 우리의 재즈를 후원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재즈야말로 세계적 문화축제의 장을 만들 수 있는 흔치 않은 분야이다.
남 무 성 재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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